서 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기후변화로 인한 극상기상현상의 강도와 빈도가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과 열대야로 인한 열환경 악화와 그로 인한 인적 피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Buo et al., 2021;Ebi et al., 2021;Capua et al., 2023). 이에 도시민을 온열질환으로부터 보호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한기상현상에 대한 도시 단위의 적응 전략이 필요하다(Larsen, 2015;Gabbe et al., 2024).
도시 내 그늘 면적을 늘리는 것은 도시 열쾌적성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며, 도시 차원에서 그늘을 형성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는 건물과 수목이다 (UNEP, 2021). 여름철 가장 더운 시간인 14~16시를 기준으로 관측을 통해 ‘건물 및 수목 그늘에 위치하는 지역’과 ‘그늘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의 기온 차이를 비교한 결과 약 3.38℃로 나타났으며, 특히 수목에 의한 그늘이 건물 그늘보다 기온저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Eum et al., 2023). 또한, 더위 체감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적 요인과도 시공간적 요인을 기계학습 방식을 이용하여 요인별 중요도 를 평가하였을 때, 도시 공간적 요인 중에서 그늘이 가장 영향력이 높은 요인으로 분석되었다(Eum et al., 2019~ 2023). 국외에서는 폭염에 대한 대책으로 그늘을 활용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Coutts and Tapper, 2017;Morakinyo et al., 2020). 호주 멜버른시는 Urban Forest Prcinct Plans 을 계획하여 수목과 구조물을 통한 그늘을 형성하였고, 그 늘길을 형성하여 그늘을 통해 보행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 인프라에 투자하는 전략이었으며, 도시 기온을 3~4℃ 낮춘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목 캐노피 비율을 2040년까지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늘을 활용한 정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Speak et al.(2020)은 수종별 그늘 형성 차이와 그로 인한 열환경 저감 효과의 차이를 분석하고자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하여 다양한 지표면 유형에 위치한 그늘을 관측하여 수목이 가지는 열환경 개선 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관측을 통해 그늘 지속시간이 중요한 요소임을 도출 하였으며, 그늘의 동쪽보다 서쪽이 기온이 낮음을 확인하였다. Sang et al.(2025)은 가로수의 수관 피복률에 따른 열쾌 적성 차이를 분석하였으며, Yu et al.(2020)은 수목 그늘의 공간적, 시간적 패턴을 정량화하고, 도시별 냉각 효과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Rahman et al.(2021)은 그린 인프라의 다양한 구성요소가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열환경을 완화시키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고자 수목 그늘 유무에 따른 지표 면온도 및 기온을 관측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일반적으로 수목 그늘은 단파복사열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고 (Kong et al., 2016), PET는 여름철 나무 그늘에 의해 7~1 5℃까지 낮아질 수 있다(Rahman et al. 2015). Li et al.(2023)은 그늘을 입체화하여 보행 높이에서 그늘의 역할을 강조하였으며, Shade area와 Shade space의 개념을 구분 하였다. 또한, 위도에 따른 그늘 부피를 분석하여 도로 방향에 따른 수목 그늘의 효과를 정량화하였다. 이 외에 여러 국외 논문에서 그늘은 태양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검증하고 있다(Berkovic et al., 2012;Rodríguez Algeciras and Matzarakis, 2016;Klok et al., 2019;Gai et al., 2025). 국내에서도 수목 그늘의 열환경 효과를 분석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Ahn et al.(2013)은 도시 열섬 대응을 위한 녹지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며, 열쾌적성 지수를 기반으로 열환경을 고려한 가로 수식재 정책의 시사점을 제안하였다. Lee et al.(2010)은 SVF(Sky View Factor)를 활용하여 대한 태양 복사의 차단 및 공간 개방율을 도출하여 공간 유형을 구분하였고, 공간 유형에 따라 열환경을 분석하였다. Ryu and Lee(2018)는 동서방향 가로의 북측 보도가 가장 열환경이 열악하다고 평가하며, 일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차양이 가장 효과적이라 하였다. Park et al.(2018)은 건물 그늘을 산정하는 기하학적 함수를 활용하여 그늘 면적을 추정하고, 그늘 내외부의 열환경을 비교하여 그늘의 효과를 확인하였다.
한국과 같은 고밀도 도시는 고층 건물이 밀집되어 있어, 건축물에 의해 형성된 그늘이 열환경 개선에 일부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건축물, 구조물 기반의 그늘은 이미 개발된 지역에서는 추가 확충에 한계가 있다. 도심 내 효율적인 그늘 확충을 위해서는 기존 도시 구조 내 건축물 그늘을 활용하면서, 건축물 그늘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공간은 수목을 통해 보완하는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수목을 활용한 그늘 조성에는 수목의 식재방식과 수고, 수관폭, 지하고 등의 수목 특성이 그늘 범위와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계획이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도시 내 열환경 개선을 위해 건축물 그늘의 한계를 보완하고, 수목 특성과 식재 방식을 고려한 효율적 그늘 확충 전략의 수립을 위한 근거자료를 생성하고자 하였다. 이에 도시 구조에 따라 형성된 그늘 면적의 시계열적 변화를 분석하고, 수목의 기하학적 형태에 따른 수목 식재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수목 규격에 따른 그늘 면적 변화를 비교하였다.
2. 연구의 흐름
본 연구는 두 개의 주요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Figure 1). 첫 번째 연구 질문은 ‘건축물이 보행로에 형성하는 그늘은 양적으로 부족하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목을 제외한 건축물만 존재하는 대상지를 가정하여 건축물에 의해 형성되는 그늘 면적을 분석하였다. 그늘 면적 분석은 시계열적 그늘 변화와 거리 방향에 따른 그늘 면적 차이를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가로에 형성되는 그늘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보행자를 중심으로 분석하기 위해 보행로 면적 대비 그늘 면적 비율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두 번째 연구 질문은 ‘수목 특성에 따라 그늘의 양적 차이가 있다’이다. 이는 건축물만 존재하는 대상지에 일정 간격으로 식재된 가로수의 수목 특성에 따라 형성되는 그늘 면적의 차이 비교를 통해 확인하였다. 그늘의 양적 확대에 직접 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관폭과 식재 간격은 고정하였고, 수고와 지하고를 실험변수로 선정하여 총 6개의 시나리오로 구성하였다.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수고와 지하고 차이에 따른 시계열적 그늘 면적 변화와 거리 방향별 보행로 그늘 면적 차이를 분석하였다.
따라서 두 개의 연구 질문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 구조와 가로수 형태를 가정한 총 7개의 시나리오(건물 시나리오 1개, 수목 시나리오 6개)를 GIS 기반의 그늘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분석 도구의 정확도 및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 그늘 지도를 생성하여 그늘 면적을 비교하였다. 이를 위해 드론을 활용하여 대상지의 정사 영상을 촬영하였고, 정사영상에서 그늘 면적을 추출하여 실제 그늘 지도를 생성하였다. 또한, 드론 촬영 당일에 대한 건물 시나리오의 사전 분석을 통해 검증용 분석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 대상지 설정
본 연구 대상지는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서공단 일대로 선정하였다(Figure 2). 대상지는 공단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 으로 열환경이 취약한 지역이며, 비교적 수목이 적은 지역으 로 녹지 공간 확대가 필요한 지역이다. 그리고 건축물이 낮 고, 도로 폭이 넓어 그늘의 변화를 파악하기 쉬운 지역이며, 방형의 도시 구조로 인해 도로 방향을 구분하기 용이한 지역 이다. 따라서 분석 필요성 및 적합성을 갖춘 대상지라 판단되 었다. 또한, 대구공항의 관제권 외부에 위치하며, 주변에 높 은 건축물이 비교적 적고, 보행자가 적은 지역이므로 검증을 위한 항공 촬영의 안전성도 고려하여 설정하였다.
2. 그늘 분석 도구 검증
본 연구의 그늘 분석 도구를 검증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여 대상지의 일부 구간에 대한 정사영상을 촬영하였다. 드론 촬영은 DJI사 Matrice 350rtk 모델을 사용하였고, DJI 사의 드론 페이로드 P1을 장착하여 실감정사영상을 촬영하였다(Figure 3). 촬영일은 2025년 2월 3일 14시로 선정하였는데, 수목에 의해 형성된 그늘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잎이 없는 겨울철에 촬영하였다. 촬영 범위는 400m x 300m이며, 촬영 경로는 대상지 동서 방향으로 왕복하여 촬영하였고, 종중복률은 90%, 횡중복률은 70%가 되도록 자동 설정된 경로를 사용하였다(Figure 4). 설정된 경로에 따라 약 13분의 비행을 수행하였으며, 비행 수행 시간 동안 발생하는 그늘 변화는 본 분석에서 고려하지 않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정사영상의 각 RGB 채널 색상비를 종합하여 grayscale의 영상을 획득하였고, gray 값이 50 이상일 때 그늘이라 판단하고 추출하는 그늘 추출법을 사용하였다(Figure 5). 이를 통해 생성된 실제 그늘 지도와 본 연구의 분석 도구를 활용해 구축한 그늘 지도를 혼동행렬(Confusion Matrix)을 활용하여 정확성을 검증하였다. 혼동 행렬은 분류 모델의 성능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표로, 예측 결과와 실제 정답을 비교하여 얼마나 잘 분류했는지를 나타낸다(Table 1). 각 표의 내용은 TP(True Positive), FP(False Positive), FN(False Negative), TN(True Negative)로 구성된다. TP는 실제 그늘인 지역을 분석 모델도 그늘이라 예측한 경우, FP는 실제 그늘이 아닌 지역을 분석 모델이 그늘이라 예측한 경우, FN은 실제 그늘인 지역을 분석 모델이 그늘이 아니라 예측한 경우, TN은 실제 그늘이 아니고, 모델도 그늘이 아니라 예측한 경우이다. 혼동행렬을 통해 실제 그늘을 옳게 예측한 경우와 그늘이 아닌 지역을 옳게 예측한 경우를 합하여 분석의 일치율을 확인할 수 있다. 혼동 행렬을 분석하기 위해 정사영상 그늘 지도와 분석 그늘 지도를 1m 해상도를 가진 raster 형식으로 변환하여 cell 단위로 비교 분석하였다.
3. 도시 구조에 따른 그늘 형태 분석
본 연구는 도시 구조 및 수목 조성 시나리오에 따라 형성되는 그늘 형태를 분석하기 위해 ArcGIS pro에서 제공하는 Sun Shadow Frequency 도구를 활용하였다. 이 도구는 3차원 공간정보(건축물, 수목 등)와 분석 기준 시간을 설정하여 해당 시간대에 형성되는 그늘 면적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분석 기준 시간을 조절하여 원하는 시간 간격에 따라 시간대에 그늘이 형성되는 빈도를 분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각 시간대에 형성되는 그늘 면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분석 기준 시간을 1시간으로 설정하여 시간대별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도구에 입력되는 건축물 자료는 대구광역시에서 제공하는 3차원 건물 정보를 활용하였다.
본 분석에 앞서 분석 도구를 검증하기 위한 검증용 데이터를 생성하고자 분석일을 2025년 2월 3일 14시로 설정하였고, 정사영상을 활용해 생성한 그늘 지도와 비교하였다. 그리고, 본 분석에서는 연중에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 그늘이 가장 짧게 형성되어 그늘의 면적이 최소화되는 날인 2025년 기준 하지(2025년 6월 21일)을 분석 기준일로 설정하였다(Figure 6). 해당 기준일의 일간 그늘의 시계열적 변화를 분석하고자, 일출 및 일몰 시간을 고려하여 7 시~19시의 시간대별 그늘 분석을 수행하였다. 본 분석에서는 가로 환경에서 그늘의 효과를 가장 많이 받는 보행자를 기준으로 분석하기 위해, 보행로에 형성되는 그늘을 평가하였다(Figure 7). 따라서 보행로 면적 대비 그늘이 형성되는 면적을 시간대별로 분석하였으며, 가로 방향에 따라 도시 구조를 구분하여 건축물 그늘이 보행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4. 수목 특성별 시나리오 그늘 분석
본 연구는 수목 특성에 따라 보행로에 형성되는 그늘의 양적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연구질문을 해소하기 위해 수고와 지하고를 실험변수로 선정하여 수목 조성 시나리오를 구축하였다. 식재 간격과 수관폭(수관면적)은 그늘의 양적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변수에서 제외하고, 고정된 값을 사용하였다. 시나리오는 총 6개로 구성되었다 (Table 2). 수고 기준 8m, 15m, 20m와 지하고 기준 1.5m, 3m, 4.5m에 따라 조합되며, 수고와 지하고의 변수를 중앙 값으로 고정하고, 하나의 독립변수 차이에 따라 그늘 분석 결과를 비교하여 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수고 시나리오와 지하고 시나리오로 구분하였는데, 수고 시나리오는 지하고를 3m로 고정한 수고 8m, 15m, 20m 시나리오이며, 지하고 시나리오는 수고를 15m로 고정한 지하고 1.5m, 3m, 4.5m 시나리오가 해당한다. 식재 간격은 8m, 수관 폭은 6m로 고정하였다. 해당 시나리오의 수치 설정 기준은 「대구광역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와 「산림청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 명시된 내용을 참고하였다. 「대구광역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제 6조 (식재 기준)」 에 의하면 가로수 식재 거리는 8m를 원칙으로 하되 도심지는 6m 거리로 식재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산림청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는 가로수 조건 권장 사항이 명시되어 있는데, 가로 환경별 가로수 선정 조건 중 주요 가로에 대한 조건 중에서 수관 폭에 대해 4m~7m를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도로 폭 및 노선별 가로수 다양화 기준에서 수고 기준을 15m, 20m 등으로 명시하였으며, 지하고 기준은 1.5m 내외를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분석에 입력되는 수목 자료는 시나리오 기준 규격에 따라 3차원 수목 자료를 구축하였으며, 수관폭, 수고, 지하고의 차이를 고려한 원기둥 형태로 구축하였다(Figure 8).
6개의 시나리오는 도시 구조에 따른 그늘 형태 분석의 본 분석과 동일하게 2025년 하지(2025년 6월 21일)을 분석 기준일로 설정하였다. 일출과 일몰을 고려한 7시~19시의 시간대별 그늘 분석을 수행하였고, 보행로를 기준으로 그늘 면적을 시간대별로 분석하였으며, 각 시간대별 그늘 면적 변화를 비교하였다. 또한, 반복측정 분산분석(Repeated Measures ANOVA)을 통해 수목 특성에 따라 그늘 면적 변화가 유의미한지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그늘 분석 도구 검증
드론을 활용한 정사영상 촬영과 정사영상을 활용한 그늘 지도를 구축한 결과 다양한 노이즈가 발생하였다. 수목의 잎은 존재하지 않지만, 수목의 줄기에 의해 형성되는 그늘과 가로등과 같은 구조물, 주행 및 주정차 중인 차량에 의해 형성된 그늘이 포함되었다. 반대로, 그늘이지만, 횡단보도 흰 도색면에 의해 그늘로 인식되지 않은 지역과, 흰색 차량에 의해 그늘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 등 누락된 지역도 발생하였다. 실제 환경에서 제외할 수 없는 노이즈로 인해 혼동 행렬 분석 결과, 68.6%의 일치율을 보였다(Figure 9). 전체 1m 격자 중 34,005개는 실제 그늘 지역을 옳게 분석한 TP에 해당하였으며, 그늘이 아닌 지역을 옳게 분석한 TN은 55,435개가 해당하였다. 하지만 실제 정확도는 혼동행렬 결과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건축물에 의해 형성된 그늘 면적을 육안으로 평가하였을 때 실제 그늘과 유사하게 모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건축물의 곡면에 따라 형성되는 그늘 형태를 동일하게 모의하는 사례가 관찰되었다(Figure 10). 혼동 행렬 분석 결과에서도 실제 그늘 지도가 그늘이라 판단하였으나, 분석 도구가 건물에 의해 형성된 그늘이 아니라 판단하는 격자 데이터가 29,886개 나타났다. 이는 실제 그늘 지도에서 발생한 노이즈에 의한 오차라 판단되었다. 반대로 실제 그늘이 아닌 지역을 그늘이라 판단한 격자도 10,995개 존재하였다. 이는 분석 도구에 입력된 건물 3차원 정보가 부정확한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라 판단되었다. 재개발로 인해 건물이 변경되었거나, 자료 구축 당시 오차가 발생한 경우 부정확한 그늘 분석을 수행 할 수 있다(Figure 10). 정사영상을 활용한 그늘 면적 분석 방법은 오류가 발생할 요소가 많아 분석 정확도의 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모델링과 AI를 활용한 딥러닝 등을 활용하여 정확도를 높이고자 하였다(Zhou et al., 2005;Khan et al., 2016;Kim and Chun, 2020). 또한, Dong et al.(2023)은 관련 선행연구를 종합하여 일반적인 분석 결과의 정확도는 60%~90% 수준이라고 정리하였다. 따라서 실제 그늘 지도의 오차와 분석 입력자료의 오차를 제외한 분석 도구를 통해 건축물 그늘 면적 예측 결과는 일정 수준 이상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본 분석을 위해 분석 도구를 활용하였다.
2. 도시 구조에 따른 그늘 형태 분석
시간대별 태양 위치 및 고도 변화에 따른 그늘 면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일출 시간대에 그늘은 큰 면적을 형성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하게 그늘이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11). 그늘은 태양 위치와 반대 방향으로 형성되므로 태양의 위치 및 고도 변화에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변화하고, 정오 시간대에 가까워질수록 그늘이 짧아지면서 건물의 북쪽으로 형성되었다. 이후 일몰 시간대에 가까워지면서 그늘 면적이 증가하였다. 보행로에 형성된 그늘 면적을 분석하였을 때, 일출 및 일몰 시간대를 제외한 주요 활동 시간대에는 그늘 면적이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오 시간대에는 그늘 면적이 5% 미만으로, 여름철 건축물 그늘의 영향력은 제한적임을 확인하였다.
가로 방향에 따른 그늘 면적을 비교한 결과, 남북방향 가로의 경우 동측 보행로는 건물 높이에 따라 오전 시간대에 그늘의 영향을 받으며, 서측 보행로는 저녁 시간대에 그늘의 영향을 받았다(Figure 12). 즉, 시간대에 따라 양측 보행로의 그늘이 대칭되는 형태를 보였다. 동서방향 가로는 건축물 그늘의 영향을 거의 받지 못하는데, 북측 보행로는 일출 및 일몰에 가까운 새벽, 저녁 시간대에 일부 영향이 있으나, 남측 보행로는 정오에 가까운 낮 시간대에 극히 일부 영향이 있음이 나타났다.
3. 수목 특성별 시나리오 그늘 분석
1) 수고 시나리오 분석
수고 시나리오 분석 결과, 기본적으로 가로수 식재는 보행로의 그늘 면적을 크게 증가시켰다. 건물에 의해 가장 그늘 면적이 적게 형성되는 13시(4.6%)에 비해 수고 시나리오는 최소 54.1%p 상승한 58.7%의 보행로 면적에 그늘을 형성하였다(Figure 13). 이는 수고가 가장 낮은 8m 결과이며, 수고가 증가함에 따라 그늘 면적이 증가하여 수고가 가장 높은 20m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그늘 면적이 나타났다. 이는 수고 증가에 따른 그늘 면적 증가폭이 시간대에 따라 일정한 형태를 보이진 않지만, 수고 증가는 그늘 면적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수고 8m 시나리오 보다 15m 시나리오는 큰 폭의 상승량(6.3%p)을 보이지만, 15m 시나리오와 20m 시나리오 상승 폭은 1.8%p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수고의 상승에 따라 보행로의 그늘 면적 확대에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늘 면적 확대를 위해 수목을 식재할 경우에 효율적인 그늘 면적 확대를 할 수 있는 적정한 수고 값이 있다고 판단되었다.
남북방향 가로의 경우 동측 가로와 서측 가로가 대칭되는 형태를 보였다(Figure 14). 정오를 기점으로 태양의 위치가 변함에 따라 그림자의 방향이 변하면서 수목 그늘의 영향이 나타났다. 양측 보행로는 건축물에 의해 그늘이 형성되지 않는 시간대(0%)에 수목이 그늘을 형성하면서 부족한 그늘 면적(최소 60%)을 보충하였다. 동측 가로는 오전에 건물에 의한 그늘이 보행로에 영향을 미치지만, 오후에는 수목 그늘이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서측 가로는 오전에 수목에 의한 그늘, 오후에는 건물에 의한 그늘의 영향으로 나타났다(Figure 15).
동서방향 가로는 남북방향 가로와 달리 북측 가로와 남측 가로가 다른 형태를 보였다(Figure 16). 태양의 위치로 인해 수목에 의한 그늘은 북쪽 방향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북측 가로가 남측 가로에 비해 수목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남측 가로에서는 보행로 밖으로 수목 그늘이 형성되므로, 정오에 가까운 시간대에는 그늘 면적이 감소하며, 수고에 따른 그늘 면적 차이도 최소화되었다. 수고 8m 시나리오와 수고 20m 시나리오는 일출 시간대에 최대 약 30%p 차이가 나타 났지만, 정오 시간대에는 0.1%p 차이가 나타났다. 북측 가로는 태양의 이동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와 방향이 달라지면서 시간대마다 그늘 면적이 변화하였다. 특히 대각방향으로 그늘이 형성되는 시간대에 그늘 면적이 가장 크게 나타났는 데, 오전에는 9~11시에 최대 86%, 오후에는 14~16시에 최대 90.7% 면적이 나타났다. 대각방향으로 형성되었을 때, 수고에 따른 그늘 면적 차이가 크게 나타났으나 북쪽 방향으로 그늘이 생성되는 정오 시간대에 그늘 면적이 감소하였으며, 수고에 따른 차이가 감소하였다.
수고에 따른 차이 감소는 15m와 8m의 차이보다 20m와 15m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고, 이는 수고 상승에 따른 그늘 면적 증가가 보행로 폭보다 길게 형성되어 그늘의 양적 증가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Figure 17). 따라서 북측 가로의 경우 보행로 폭과 태양의 방위각을 고려하여 효율이 최대가 되는 적정 수고 높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는 지표면에 형성되는 그늘을 2차원적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이며, 열환경 개선 및 그늘의 입체적인 해석에 의하면 건물에 형성되는 수목 그늘도 효과가 있으므로 가로수의 수고 증가가 불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수고 시나리오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 수고와 시간에 따라 보행로 대비 그늘 면적이 유의미하게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3). 또한, 수고와 시간 간의 상호작용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시간대에 따라 수고의 효과 크기가 달라짐을 확인하였다. 단순히 수고가 높을수록 항상 그늘 면적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대에 따라 수고의 영향력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수고가 낮을수록 변동폭이 크고 데이터가 분산되며, 수고가 높을수록 변화가 안정적이며, 평균값 근처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2) 지하고 시나리오 분석
지하고 시나리오 분석 결과, 가로수 식재는 보행로의 그늘 면적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하고 시나리오의 경우 지하고가 낮을수록 그늘 면적이 증가하고 있으며, 1.5m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그늘 면적이 나타났다 (Figure 18). 지하고 4.5m 시나리오에서 가장 낮은 그늘 면적 상승이 나타났으나, 이 또한 건물 그늘 면적에 비해 약 60%p 상승한 결과가 나타났다. 지하고 시나리오는 수고 시나리오와 달리 지하고 증가에 따른 그늘 면적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일정하였다. 지하고 4.5m 시나리오와 3m 시나리오를 비교할 때 3.6%p 차이가 났으며, 지하고 3m와 1.5m 시나리오를 비교할 때 3.9%p 차이가 나타났다. 정오 시간대에는 4.5m 시나리오의 그늘 면적이 증가하면서 시나리오별 그늘 면적의 차이가 줄어들었다. 그늘 면적 확대를 위해 수목을 식재하는 경우, 지하고가 낮을수록 그늘 면적이 증가할 것이라 판단되었다. 하지만, 가로 및 보행로라는 공간 특성상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수준에서 지하고를 설정해야 할 것이며, 관목을 식재하여 지하고가 높은 가로수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방향 가로는 수고 시나리오와 동일한 형태가 나타났 다(Figure 19). 시간에 따른 태양 위치 및 고도에 따라 그늘 면적이 대칭되는 형태를 보이며, 건축물 그늘이 부족한 시간에 수목 그늘이 보완하였다. 동측 가로는 오전에 건물 그늘, 오후에 수목 그늘의 영향을 받으며, 서측 가로는 오전에 수목 그늘, 오후에 건물 그늘의 영향을 받았다.
동서방향 가로의 그늘 면적 변화는 수고 시나리오의 분석 결과와 유사하나, 변수에 따라 그늘 면적 차이가 발생하는 형태가 달랐다(Figure 20). 남측 가로의 경우 수고 시나리오 에서는 수고에 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정오 시간대에 지하고에 의한 그늘 면적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이는 가로수에 의해 북쪽으로 형성되는 그늘이 지하고가 낮아짐에 따라 가로수 북쪽에 위치한 보행로에 그늘 면적이 증가하기 때문이었다. 지하고가 가장 낮은 1.5m 시나리오의 경우 12시에 보행로의 62% 면적에 그늘이 형성되었으나, 지하고 4.5m 시나리오에서는 45.9%로 약 15%p 차이가 나타나는데, 수고 시나리오에서 0.1%p 차이나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북측 가로는 그늘 면적이 가장 큰 시간대에 수고 시나리오에서 차이가 발생하였으나, 지하고에 의한 그늘 면적 차이가 감소하였다.
지하고 시나리오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 지하고와 시간에 따라 보행로 대비 그늘 면적이 유의미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또한, 지하고와 시간 간의 상호작용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시간대에 따라 수고의 효과 크기가 달라짐을 확인하였다. 수관이 지면에 가까울수록 보행로에 투영되는 그늘이 더 넓어지며, 지하고 1.5m는 전체적으로 그늘 면적 감소폭이 작고 안정적이었다.
4. 종합 고찰
본 연구는 두 가지 연구 질문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 구조에 따라 형성되는 그늘 면적을 분석하고, 가로수의 수고와 지하고에 따라 보행로에 형성되는 그늘 면적을 분석하였다. 첫 번째 연구 질문인 ‘건축물이 보행로에 형성하는 그늘은 양적으로 부족하다’에 대하여, 본 연구는 여름철 건축물 그 늘의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임을 확인하였다. 주요 활동 시간대인 7시~18시에 보행로의 그늘 면적은 50%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정오 시간대에는 그늘 면적이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서방향의 북측 가로에서 건물 그늘의 영향이 0%대가 지속되었다. 이는 태양 고도가 변하면서 북측 가로에 위치한 건물이 건물 남쪽에 위치한 보행로에 그늘을 형성할 수 없고, 다른 방향의 가로에서도 태양 고도에 따라 건물 그늘의 영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행 로의 그늘 면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목 그늘을 활용하여 건물 그늘이 형성할 수 없는 시간대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두 번째 연구 질문인 ‘수목 특성에 따라 그늘의 양적 차이가 있다’에 대하여, 수고와 지하고의 고저 차이를 기준으로 각각 3개 유형으로 구분하였고 총 6개의 수목 조성 시나리오를 구축하였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수목의 식재는 보행로의 그늘 면적 증가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목 규격에 따라 그늘 면적이 증가하는 비율에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가로 방향과 시간대에 따라 수목 그늘의 영향력에 변화가 있었다. 동서방향 북측 가로는 수목에 의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수고에 따른 그늘 면적의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수목에 의해 형성되는 그늘이 북측을 향하고, 북측에는 보행로가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동서방향 남측 가로에서는 보행로가 수목의 남측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목에 의한 그늘 영향이 제한적이며, 정오 시간대에 영향력이 최소화되었다. 이에 수목 그늘을 모든 시간대에 반영하고 있는 동서방향의 북측 가로를 활용하여 수목 특성에 따른 그늘 면적 변화를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수고가 높아질수록 그늘 면적이 증가하였으나, 수고에 의한 그늘 길이가 보행로 폭보다 길어지는 경우에 수고에 의한 면적 증가 영향이 감소하였다. 따라서 그늘 면적 증가를 목적으로 수목을 식재할 경우, 그늘 형성에 효율적인 적정 수고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지하고의 경우, 지하고가 낮을수록 그늘 면적이 증가하였으나 지하고는 수고에 비해 규격 변화에 따른 그늘 면적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보행로라는 공간 특성상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높이 선에서 수목의 지하고를 설정해야 하며, 가로수와 함께 관목을 식재하여 그늘 면적을 증가시키는 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시간대, 가로 방향, 수목 특성에 따라 보행로에 형성되는 그늘의 양과 공간적 분포에 차이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으며, 이는 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그늘 확대 정책, 가로수 조성 매뉴얼, 도시 녹지 계획 수립 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가로수 관리 항목 중 가지치기와 관련하여 관행적으로 강전정이 수행되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그늘 면적 확대의 관점에서 전정을 강하게 하는 것은 도시 환경 개선에 부적절하다는 것을 주장할 수 있으며, 도시 환경을 고려한 전정 시스템 개선까지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성서산업단지를 대상지로 한 연구 사례이며, 산업지역 외에 도시 내 위치한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공간적 확장과 도시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결과물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수고와 지하고를 변수로 선정하여 제한적인 범위에서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향후 수목 특성에 대한 변수 설정 범위를 확대하거나 수목의 다양한 형태적 특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다변화가 필요하다. 그늘 확대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최적의 수목 특성 수치를 도출하는 연구가 요구되며, 수목의 단일 특성 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 공간 구조와의 상호작용을 포괄적으로 반영한 전략적 효과성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