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산림생태계는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처이자 생태적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특히, 산림식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며, 지역의 환경 특성을 반영하는 군집을 형성한다. 이러한 식생의 변화를 천이(Succession)라고 하며, 이는 생물군집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안정된 상태의 숲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Lee et al., 1996). 숲의 변화 과정을 통해 수종의 변화가 거의 없고, 임목들이 충분히 발달하여 생육 입지와 균형을 이루는 산림을 극상림(Climax Forest)이라 하며(Lee et al., 1996;Son et al., 2016;Byeon and Yun, 2018), 극상 (Climax)이라는 개념은 초기 생태학자들에 의해 제시되었다(van der Maarel, 2005;Byeon and Yun, 2018). 극상은 천이 경과의 최종 군집 또는 안정 군집(Krebs, 2008)으로 생태학적 천이는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대부분 유형의 환경에서 발생하며 세부적인 발달과정은 각 생태계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Kimmins, 2004;Byeon and Yun, 2018). 따라서 지역의 환경 특성을 반영하여 지역에 따라 다른 종을 기준으로 극상림이 형성된다.
두륜산도립공원의 면적은 34.64㎢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보호・관리되고 있다. 한반도의 최남단 땅 끝(Haenam-gun, 2025)인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해 식물 분포구계로 볼 때 지리학적 특성은 해양 온대 식물상 지역(Jung and Cho, 2020)으로 온대남부 상록・낙엽활엽수 혼합림에 속한다(Cho et al., 2020). 이에 따라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등의 상록활엽수와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의 낙엽활엽 수 그리고 소나무, 곰솔 등의 침엽수가 혼재하는 다양한 식생구조(Choi and Na, 2005)를 보이며, 식물분포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다(Kang, 2019). 이 중 붉가시나무는 우리나라 도서 해안 및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대표적인 난대성 상록활엽수종(Lee et al., 2005)으로 두륜산 도립공원에도 자생하고 있다.
상록활엽수림은 우리나라의 난온대 지역인 남부 해안과 일부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극상림을 형성(Park et al., 2018) 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협소하게 분포하고 있다. 상록활엽수림은 난온대 지역의 주요 산림 자원이나 과거 벌채와 연료 채취, 조림 등 인위적 영향으로 심각한 훼손이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현재는 참나무류 중심의 낙엽활엽수 림과 곰솔림 등 원형을 상실(Oh and Choi, 1993)한 식생구조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이유로 상록활엽수림이 분포하는 난온대지역의 식생천이계열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남부 해안과 일부 도서 지역에 제한적으로 남아 있는 상록활엽수림의 천이계열을 이해하는 것은 난온대 산림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두륜산도립공원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식생구조에 관한 연구(Lee et al., 1994;Lee and Ahn, 2011;Yun et al., 2010;Shin et al., 2016)는 대부분 식물사회학적 연구방법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그 외 대표적인 상록활엽수인 붉가시나무를 중심으로 한 식생구조(Kim and Oh, 1991;Oh, 1994;Kang, 2019)가 진행되었다. 이와 함께 Oh and Choi(1993)는 두륜산과 상록활엽수가 위치한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의 식생구조와 천이계열을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에 대한 대표적인 천이계열 연구로는 소나무, 곰솔, 개서어나무, 졸참나무 등에서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등을 거쳐 육박나무로 예상되며, 국지적으로 후박나무, 생달나무, 황칠나무, 참식나무군락이 발달을 예상한 Oh and Kim(1996)의 연구와 곰솔・소나무・졸참나무 등(초기단계) → 후박나무・생달나무・참식나무・육박나무 등 (중간단계) → 구실잣밤나무・붉가시나무・참가시나무 등(극상 단계)의 순으로 2차 천이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한 Park et al.(2018)의 연구가 있다. 기존 연구를 통해 한국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의 천이는 곰솔, 소나무 등의 상록침엽수림 → 졸참나무 등의 낙엽성 참나무류, 개서어나무 등의 낙엽활엽수림 → 상록활엽수림으로의 천이를 예상하고 있으나 극상단계에 다다른 상록활엽수림 종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륜산도립공원은 식물분포학상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으로 지정 이후 약 45년 전부터 보호・관리되고 있으나 식생 특성 및 천이계열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특정 지역의 식생구조를 파악하고 조사하는 것은 해당 지역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필수적(Newton, 2007)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두륜산도립공원의 전반적인 식생조사 및 분석을 통해 이 지역의 식생학적 특성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난온대 극상림의 형성 과정과 장기적인 식생 변화를 예측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두륜산도립공원 식생천이계열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난온대림 보전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선정
본 연구의 대상지는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두륜산도립 공원으로, 사전에 산림공간정보서비스의 임상도(FGIS, 2023)를 참고하였고 공원 경계 내 능선부와 계곡부, 사면부 등의 지형 특성을 반영하여 조사구를 설치하였다. 이 중 두륜산도립 공원의 식생 천이계열로 추정한 군락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교목층의 상관식생을 고려하여 교목층 우점종의 상대우점치가 70% 이상인 조사구 41개소를 선정하였다(Figure 1). 본 조사는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수행되었다.
2. 조사 및 분석 방법
조사는 정량적인 식생조사 방법인 방형구법을 적용하여 목본식물만을 기준으로 매목조사를 실시하였다. 식생 층위는 층위별 비교를 통한 군락명 작성을 위해 방형구 내에서 조사된 수목의 수고에 따라 최상위층 수목을 교목층, 수고 2m 미만의 수목을 관목층, 교목층과 관목층 사이의 수목을 아교목층으로 구분하여 실시하였다(Choi et al., 2025). 조사구는 방형 구법을 이용하여 10m×10m(100㎡)를 기준으로 설치하였다. 조사구의 크기는 종수-면적곡선에 따라 최소면적이 결정되며 교목림의 경우 100~500㎡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 (Korea Forest Service, 2020)이나 본 연구의 조사지역은 능선부, 계곡부 등의 지형 변화가 많고 급경사와 암반지역 등이 포함되어 동일한 크기의 조사구를 통한 비교・분석을 위해 현실성을 고려하여 설정하였다. 수목 특성을 고려하여 교목층과 아교목층의 방형구(100㎡) 내에서 흉고직경(㎝)을 기준으로 관목층의 기존 10m×10m(100㎡)의 방형구 내에 소형방형구(5m×5m(25㎡)) 1개소를 중첩되도록 설정하여 수관폭(㎝: 장변×단변)을 기준으로 조사하였으며, 흉고직경과 수관폭은 직경테이프를 사용하여 개체목마다 측정하였다. 이와 함께 수관층위별로 각각의 조사구에 대해 평균 수고와 식피율을 조사하였으며, 조사구의 환경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각 조사구별 해발고, 사면 방향, 경사도 등을 조사하였다. 또한, 연구대상지의 식생기후를 파악하기 위해 기후 특성을 분석하였다.
조사구 내 출현하는 종의 동정은 한국의 나무(Kim and Kim, 2018), 식별이 쉬운 나무 도감(Korea National Arboretum, 2009),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Korea National Arboretum, 2025)을 활용하였으며, 식물의 국명(common name)과 학명(scientific name)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Korea National Arboretum, 2025)을 기준으로 작성하였다. 하지만 벚나무 종류의 경우 기존 분류학적 연구결과는 기준 표본이나 학명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올바른 벚나무 속의 종 혹은 종 이하 분류군에 대한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Jang et al., 2022) 본 연구에서는 벚나무 종류를 모두 벚나무류로 통일하여 조사하였다.
식생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토대로 각 수종의 상대적 우세를 비교하기 위하여 Curtis and McIntosh(1951)의 중요치(Importance Value; I.V.)를 통합하여 백분율로 나타낸 상대 우점치(Brower and Zar, 1977)를 수관층위별로 분석하였다. 상대우점치(Importance Percentage; I.P.)는 (상대밀도+상대 피도)/2로 계산하였으며, 개체 간 크기를 고려해 수관층위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교목층 I.P.×3+아교목층 I.P.×2+관목층 I.P.×1)/6으로 평균상대우점치(Mean Importance Percentage; M.I.P.)를 구하였다(Park, 1985). 군락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각 조사구를 천이계열에 따라 분류된 군락을 기준으로 DCA 를 이용한 서열분석(ordination analysis)방법(Hill, 1979)을 활용하여 조사구를 배치하였다. 천이계열에 따라 분류된 식생 군락을 기준으로 유사도지수를 분석하였고, 군락별 종다양도를 측정하기 위해 Shannon의 수식(Pielou, 1975)을 이용하여 종다양도(Species Diversity, H′), 균재도(Evenness, J′), 우 점도(Dominance, D), 최대종다양도(H′max)를 분석하였다. 또한, 단위면적(100㎡)당 종수 및 개체수를 분석하였고, 교목층과 아교목층에 분포하는 흉고직경 2㎝ 이상의 개체목을 식생평가 기준에서 정한 계급간격(5㎝)으로 등급화(Lee et al., 2024)하고, 흉고직경급별 분포 등을 파악하여 산림식생 천이의 양상을 살펴보았다(Harcombe and Marks, 1978).
결과 및 고찰
1. 기후 특성
생물분포는 해당 지역의 환경조건에 의존(Woodward, 1987)하며, 특히 식물의 분포는 기후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Kim et al., 2018). 두륜산도립공원이 위치한 해남군의 식생기후는 온대남부 상록・낙엽활엽수 혼합림(Cho et al., 2020)에 속하는 지역이며, 인접한 바다로부터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꾸준하게 유입되는 환경으로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자생한다(Shin et al., 2016). 한반도의 식생 분포는 최한월 평균기온, 최난월 평균기온, 강수량 등의 기후요인에 따라 달라지며(Lee and Ahn, 2011), 이중 난온대 상록활엽수의 분포는 기후요인 중 연평균기온, 온량지수, 한랭지수 등의 온도 조건 및 강수량과 관련성이 있다(Kil and Kim, 1999).
본 연구 대상지의 기후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두륜산도립공 원이 위치한 해남군의 30년(1993~2022)간의 기상자료(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24)를 확인한 결과(Table 1), 연평균기온 13.5℃, 온량지수 110.2℃ 연평균강수량 1290.3㎜로 나타났고 한랭지수가 –8.1℃, 최한월평균기온 0. 9℃로 기존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난온대 상록수림의 분포 적지에 대한 기후조건에 부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2. 식생군락구조
1) 군락별 개황
두륜산도립공원의 식생천이 단계에 따라 분류된 7개 군락의 조사구별 개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Table 2). 해발고도는 최저 146m에서 최고 485m, 경사도는 최저 10°에서 최고 35° 범위에서 조사되었다. 흉고직경은 최소 12.3㎝에서 최대 60.3 ㎝로 붉가시나무의 흉고직경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천이 단계에 따라 군락을 분리하여 교목층의 우점종은 소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개서어나무, 붉가시나무 등 군락의 상관식생을 이루는 종이었으며, 아교목층의 경우 매우 강한 음수의 특성(Jang et al., 2022)을 가지고 배수가 양호하고 토심이 깊은 사질토에서 잘 자라는(Korea National Arboretum, 2025) 동백나무가 대부분의 군락에서 우점종으로 확인되었다. 관목층에서는 조릿대를 우점종으로 갖는 군락이 가장 많이 확인되었다.
소나무군락(Ⅰ)은 해발 146~271m, 경사 12~16°에 위치하고, 교목층에서는 소나무가 아교목층에서는 사스레피나무와 졸참나무가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졸참나무군락(Ⅱ)은 해발 205~485m, 경사 11~26°에 위치하고, 교목층은 졸참나무가 아교목층은 동백나무가 우점하였다. 졸참나무-굴참나무군락(Ⅲ)은 해발 205~321m, 경사 11~21°에 위치하고, 졸참나무와 굴참나무가 교목층에서 동백나무와 때죽나무가 아교목층에서 높은 비율로 우점하였다. 졸참나무-개서어나무군락(Ⅳ)은 해발 203~360m, 경사 16~31°에 위치하고, 교목층에서 졸참나무와 개서어나무, 아교목층에서 개서어나무, 동백나무, 사람주나무, 단풍나무 등이 우점종으로 확인되었다. 개서어나무군락(Ⅴ)은 해발 203~458m, 경사 15~35°에 위치하며, 개서어나무가 교목층에서 동백나무와 사스레피나무가 아교목층의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개서어나무-붉가시나무군락(Ⅵ)은 해발 343~395m, 경사 13~35°에 위치하며, 교목층은 개서어나무와 붉가시나무가 아교목층은 동백나무가 우점종으로 확인되었다. 붉가시나무군락(Ⅶ)은 해발 210~395m, 경사 10~30°에 위치하고, 붉가시나무가 교목층에서 동백나무가 아교목층에서 우점하였다.
2) DCA 및 유사도지수 분석
종조성 및 환경요인 등의 분리 요인을 추정할 수 있는 조사구 간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조사구를 배치하는 서열(ordination) 분석(Orloci, 1978) 중 DCA 기법을 적용하여 천이계열에 따라 분류된 7개 군락의 조사구를 배치하였다. 조사구 배치 시 DCA 축의 고윳값(eigenvalue, 제1축 0.601, 제2축 0.225, 제3축 0.141, 제4축 0.113)을 고려하여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률이 높은 제1축과 제2축을 기준으로 조사구를 배치하였다(Figure 2). 제1축을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종조성의 차이와 환경요인이 작용하여 가장 좌측으로는 극상단계에 출현하며, 산기슭과 계곡의 토심이 깊고 비옥한 토양에서 생육(Korea National Arboretum, 2025)하는 붉가시나무군락(Ⅶ)이 가장 우측으로는 천이 초기단계에 출현하며, 건조지와 양분이 부족한 산성토양에 적합한(Kim, 2014;Choi et al., 2025) 소나무군락(Ⅰ)이 위치하여 우점종의 차이에 의해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교목층의 우점종이 겹치는 군락의 경우 붉가시나무군락(Ⅶ)과 소나무군락(Ⅰ) 사이에 우점종의 특성에 따라 분포하였다. 우점종이 겹치는 군락의 경우 연속성을 보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오른쪽 천이 초기단계의 소나무군락(Ⅰ)에서 왼쪽 극상단계의 붉가시나무군락(Ⅶ)으로 천이 단계에 따라 군락이 분포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식생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점종이 변화하는 숲의 변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유사도지수(similarity index)는 군락 간의 종조성이 얼마나 유사한지 혹은 한 군락의 종조성이 시간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를 판정하는데 이용하는 지수(Lee et al., 2024)로 유사도지수가 80% 이상일 때 생태적으로 동질적인 집단을 나타내고, 20% 미만일 때 이질적인 집단(Whittaker, 1956;Jung et al., 2020)으로 판단한다. 두륜산도립공원의 천이계열에 따른 군락 간 가장 높은 유사도지수는 62.00%로 80%를 넘지 않아 생태적으로 동질적인 집단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가장 낮은 유사도지수는 16.08%로 이질적인 집단이 다소 나타났다. 군락 간 유사도지수가 가장 높은 군락은 졸참나무군락(Ⅱ)과 졸참나무-굴참나무군락(Ⅲ)으로 62.00%로 나타났다. 이는 천이계열 상 동일한 위치에 있으면서 교목층과 아교목층의 최상위 우점종이 동일한 것에서 기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가장 낮은 유사도지수를 보인 군락은 소나무군락(Ⅰ)과 개서어나무-붉가시나무군락(Ⅵ), 졸참나무-개서어나무군락(Ⅳ)과 붉가시나무군락(Ⅶ)으로 16.08%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식생이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천이 상위 단계의 우점종이 군락 내부로 유입되는 과정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3) 군락별 우점치 및 흉고직경급별 분석
두륜산도립공원의 식생천이 단계에 따라 분류된 7개 군락에 대해 각각의 군락별로 상대우점치 및 평균상대우점치와 흉고직 경급별 분석을 통해 군락별 특성을 살펴보았다(Table 4).
소나무군락(Ⅰ)의 교목층은 소나무(I.P. 94.9%)가 높은 비율로 우점하는 군락으로 그 외 붉가시나무와 졸참나무가 출현하였으나 3% 미만의 상대우점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나무는 흉고직경(DBH) 12㎝ 이상의 중경목 구간부터 DBH 52㎝ 이상의 대경목 구간까지 분포하고 있으나 대경목에서 좀 더 많은 개체가 확인되었다. 아교목층에서는 사스레피나무(I.P. 22.4%)와 졸참나무(I.P. 17.9%)가 우점하였으며, 사스레피나무는 흉고직경 12㎝ 이하의 소경목 구간에서만 확인되었 고 졸참나무는 DBH 7㎝ 이상~27㎝ 이하의 구간에서 16개체가 확인되었다. 관목층은 아교목층의 우점종 중 하나인 사스레피나무(I.P. 20.3%)가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의 경우 소경목 구간에서 개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졸참나무의 경우 소경목에서 중경목에 이르는 구간에서 출현하고 있다. 소나무가 당분간은 그 세력을 유지하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쇠퇴되고 그 자리를 졸참나무가 차지하면서 다음 단계로의 천이가 예상된다. 또한 천이단계상 졸참나무 다음 단계의 개서어나무, 붉가시나무 등이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두륜산도립공원 천이계열의 극상단계는 붉가시나무군락으로 판단된다. 다만, 일부 소나무군락에서는 지속적인 하층식생 관리로 인해 방해극상 상태의 식생구조를 보이는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두륜산도 립공원의 식생천이계열을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그 추세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졸참나무군락(Ⅱ)은 교목층에서 졸참나무(I.P. 83.1%)가 높은 비율로 우점하면서 소경목에서 대경목의 구간까지 분포하고 있다. 아교목층과 관목층의 우점종은 각각 동백나무(I.P. 22.1%)와 조릿대(I.P. 38.9%)로 확인되었다. 졸참나무의 경우 폭 넓은 구간에 출현하고 있어 그 세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졸참나무 다음 단계의 천이 수종인 개서어나무와 붉가시나무가 출현하고 있어 졸참나무군락의 경우도 장기적으로 본다면 소나무군락(Ⅰ)과 마찬가지로 붉가시나무가 우점하는 군락으로의 천이가 예상된다.
졸참나무-굴참나무군락(Ⅲ)의 경우 교목층에서는 졸참나무(I.P. 50.9%)와 굴참나무(I.P. 33.2%)가 우점하였으며, 아교목 층에서는 동백나무(I.P. 23.9%)가 우점하는 가운데 때죽나무(I.P. 17.1%)와 당단풍나무(I.P. 10.4%) 등의 상대우점치가 높았다. 관목층에서는 자금우(I.P. 20.1%)와 조릿대(I.P. 15.2%) 등이 높은 비율로 출현하였다. 졸참나무는 소경목~대경목 구간 에서 굴참나무는 중경목~대경목 구간에서 출현하고 있어 졸참나무와 굴참나무의 세력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천이계열상 낙엽성 참나무류 다음 단계에서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서어나무가 세력을 넓혀가고 있어 이에 대한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본 군락의 경우 졸참나무군락(Ⅱ)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나 전체 7개 군락 중 유일하게 붉가시나무가 출현하지 않고, 햇볕을 많이 받고 척박하고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내음성이 약한 굴참나무(Korea National Arboretum, 2025)가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형적인 영향이 작용한 군락으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졸참나무-개서어나무군락(Ⅳ)의 교목층은 졸참나무(I.P. 50.9%) 와 개서어나무(I.P. 42.3%)가 함께 우점하고 있으며, 아교목층에서는 개서어나무(I.P. 20.3%)가 우점하는 가운데 동백나무, 사람주나무, 단풍나무, 때죽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높은 우점치를 보이며 함께 출현하였다. 관목층은 조릿대(I.P. 45.5%)가 가장 우점하였다. 졸참나무의 경우 DBH 17㎝ 이상 ~ 47㎝ 이하의 구간에서 교목층의 개체들이 확인되고 있고, 개서어나무의 경우 DBH 2㎝ 이상 ~ 52㎝ 이상의 구간에서 교목층과 아교목층의 개체가 확인되고 있다. 이는 졸참나무와 개서어나무가 경쟁을 통해 졸참나무의 세력은 축소되고, 개서어나무의 세력이 확장되는 양상으로 장기적으로 개서어나무의 세력이 더욱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두륜산도립공원의 극상 단계에서 출현하는 붉가시나무가 아교목층과 관목층에서 출현을 시작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찰도 필요해 보인다.
개서어나무군락(Ⅴ)의 개서어나무는 교목층에서 I.P. 84.9% 로 가장 우점하였으며, DBH 2㎝ 이상 ~ 42㎝ 이하의 소경목 부터 대경목에 이르는 구간에서 개체가 확인되었다. 아교목층은 동백나무(I.P. 27.8%)와 사스레피나무(I.P. 23.2%)가 함께 우점종으로 출현하였으나 교목층에서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관목층은 조릿대(I.P. 55.5%)가 가장 우점하였다. 상대우점치 및 흉고직경급별 분석 결과로 볼 때 인위적인 영향이 없을 경우 개서어나무의 세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개서어나무 다음 단계의 천이 수종인 붉가시나무가 아교목층과 관목 층에서 출현을 시작하였고, 수목의 생장을 방해하여 산림천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조릿대(Yu et al., 2018) 의 비율이 높아 이에 대한 추세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개서어나무-붉가시나무군락(Ⅵ)은 교목층에서 개서어나무(I.P. 55.9%)와 붉가시나무(I.P. 27.6%)가 아교목층에서는 동백나무(I.P. 53.2%)가 관목층에서는 조릿대(I.P. 53.2%)가 우점하였다. 흉고직경급별 분석에서 개서어나무와 붉가시나무의 경우 소경목 ~ 대경목 구간에서 분포하고 있으나 붉가시나무가 아교목층에서 좀 더 높은 상대우점치를 보이고 있어 개서어나무가 붉가시나무와의 세력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붉가시나무가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붉가시나무군락(Ⅶ)의 붉가시나무는 교목・아교목・관목층의 모든 층위에서 출현하고 있고 흉고직경 2㎝ 이상의 소경목에서부터 흉고직경 52㎝ 이상의 대경목 구간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으며, 대경목 구간에서의 분포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교목층과 관목층에서는 동백나무가 각각 상대우점치 63.4%, 55.4%로 가장 우점하였다. 본 군락의 경우 난온대극 상림에 속하는 붉가시나무가 높은 비율로 우점하고 있고, 그 외 높은 비율로 출현하는 동백나무의 경우 상록활엽아교목 (Korea National Arboretum, 2025) 성상의 수종으로 인위적 영향의 없을 경우 현재의 극상림의 상태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4) 종다양도 분석
종다양도(species diversity)는 한 군락 내에 다수의 종들이 비슷한 개체로 출현하면 종다양도가 높고, 반대로 소수의 종이 출현하거나 소수의 종이 상대적으로 많은 개체수를 차지하는 군락은 종다양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Lee et al., 2024). 이는 동시에 개체가 얼마나 고르게 분포하는 가를 나타내는 균재도가 적용된 척도로 그 값이 1에 가까 울수록 종별 개체수가 균일한 상태임을 나타낸다(Brower and Zar, 1977).
7개 군락의 종다양도를 살펴보면(Table 5), 종다양도가 가장 높은 군락은 천이 초기단계인 소나무군락(Ⅰ)으로 2.2373으로 확인되었으며, 가장 낮은 군락은 극상단계인 붉가시나무군락(Ⅶ)으로 1.2650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식생 발달 단계 또는 천이 초기단계에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 종다양도가 높아지고, 식생이 성숙 단계 또는 극상단계로 갈수록 우점도가 높고 종다양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Choi et al., 1997)는 기존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천이 초기단계의 군락에서 극상단계의 군락으로 갈수록 종다양도가 낮아지는 결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5) 종수 및 개체수 분석
각각의 군락에 대해 단위면적(100㎡)당 평균 출현 종수 분석 결과(Table 6), 평균 출현 종수는 14.54±6.26종으로 가장 많은 종수가 확인된 군락은 졸참나무-굴참나무군락(Ⅲ)으로 20.50±3.08종으로 확인되었으며, 가장 적은 종수가 확인된 군락은 붉가시나무군락(Ⅶ)으로 7.40±1.96종으로 확인되었다. 전체적으로 천이 초기단계에 있는 군락(Ⅰ, Ⅱ, Ⅲ)이 극상단계에 근접하는 군락(Ⅵ, Ⅶ)에 비해 평균 출현 종수가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식생이 안정될수록 종수가 낮아지는 현상(Kang et al., 2022)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두륜산도립공원의 경우 상록활엽수인 붉가시나무가 천이 극상종으로 붉가시나무군락의 평균 출현 종수가 가장 낮은 것은 낙엽활엽수종이 쇠퇴하고, 난온대 수종 위주의 안정된 식생구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는 기존 연구(Kang et al., 2022)를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각 군락의 단위면적(100㎡)당 평균 출현 개체수를 분석한 결과(Table 6), 평균 출현 개체수는 151.63±95.58개체로 가장 많은 개체수가 확인된 군락은 가장 많은 종수가 확인된 졸참나무-굴참나무군락(Ⅲ)으로 229.50±118.90개체로 확인되었으며, 가장 적은 개체수가 확인된 군락 또한 가장 적은 종수가 확인된 붉가시나무군락(Ⅶ)으로 87.90±37.86 개체가 확인되었다. 이는 식생 발달 단계이거나 천이 초기 단계에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다(Choi et al., 1997)는 기존 연구를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
결 론
두륜산도립공원은 한반도 남단에 위치한 자연공원으로 식생학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상록활엽수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현시점에 기존의 상록활엽수림 식생천이계열 연구(Oh and Kim, 1996;Park et al., 2018)와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두륜산도립공원의 식생천이계열을 예측하는 것은 식생학적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곳은 온대남부 상록・낙엽활엽수 혼합림(Cho et al., 2020)에 속하는 지역으로 소나무・졸참나무・굴참나무 등(초기단계)→ 개서어나무(중간단계)→붉가시나무 등(극상단계) 순으로 천이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된다.
식생의 천이는 군집의 종 구성 혹은 구조가 시간에 따라 방향성(direction) 있는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정의는 단순하지만 그 개념과 과정은 복잡하여 식물군집의 천이적 변화를 주도하는 근본적인 기작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다. Cowles(1899)는 천이의 원인을 환경의 점진적 변화(외적 요인)에 식물이 반응하며 발생한다고 보았고, 비결정론적 천이의 방향성으로 여러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하였다. 반면 Clements(1916)는 식물 군집 자체의 내부 상호작용(내재적 요인)을 중심으로 항상 극상(climax) 상태를 향해 진행된다고 보았다.
군집구성의 천이적 변화는 생물 주도적 천이, 환경 주도적 천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천이(Huston, 1994)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느 한 지역에 식물이 정착하고 적응하며 환경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한 식물이 정착하며 안정적인 식생 구조를 보이는 과정과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로 인해 종 구성이 달라져 식생 구조의 변화를 보이는 과정은 항상 상호작용해 왔다.
본 연구결과 각 군락 내에서 출현하는 종과 각 군락의 입지 환경특성을 살펴본다면, 두륜산도립공원의 식생천이는 천이 초기단계인 소나무군락을 시작으로 천이 중간단계인 졸참나무, 개서어나무를 중심으로 한 낙엽활엽수군락을 거쳐, 극상단계로 붉가시나무를 중심으로 한 상록활엽수군락으로 진행될 것을 예측하였다. 다만, 본 연구에서 조사된 일부 소나무 우점군락의 경우, 지속적인 교란으로 방해극상의 형태를 보이며 소나무 대경목이 다수 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물 주도적 천이 과정을 거치며 다소 안정적인 낙엽활엽수 군락의 경우에도 전반적으로 극상단계로 진행되겠지만,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퇴행천이가 일어날 수도 있는 점은 장기적인 천이계열 예측에 있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식물군집들은 대부분 복잡한 모자이크 패턴을 형성하며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단일 극상군집이 전 지역을 덮을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검증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장기적 모니터링과 더불어 기후변화에 있어 상록활 엽수림의 천이계열 연구는 지속되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