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내륙에서는 지난 100년동안 기온이 약 1.4℃ 상승했고, 최근까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후대 북상에 의해 난대림 분포범위 확장과 한대림 분포범위 축소가 예측되며(Kim et al., 2019), 식생이 기후대의 이동을 따라가지 못하여 특히 아고산지대 식물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아고산대의 침엽수들의 집단고사 및 쇠퇴가 확인되었고, 고사하는 요인은 다양하나 최근의 고사와 쇠퇴현상은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다(NIFOS, 2019). 겨울-봄철 기온이 상승하면, 아고산대의 식물은 광합성량보다 호흡 요구량이 더 커져 생리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활력이 저하된다. 이 과정에서 온난 기후 선호 수종이 침입할 경우, 경쟁에서 밀려나고, 심한 경우 멸종에 이를 수 있다(Kong et al., 2014). 이에 산림청은 2016년에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 및 복원 대책을 발표했으며 7개의 침엽수종을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주목, 눈잣나무, 눈측백, 눈향나무)으로 지정하였다(NIFOS, 2019).
국내 대표적인 아고산 침엽수종인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는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 시기의 한랭기부터 한반도에 분포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1만년 전부터 시작된 홀로세의 기온 상승으로 분포선이 북쪽이나 산정 쪽으로 후퇴하여 지금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하는 아고산지대에만 남아있는 유존종이며, 기후변화가 가속화 될 경우 분포선이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Kong, 2005). 우리나라 높은 산지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아고산 산림생태계는 과거 빙하기에 한반도로 이동한 후 현재는 산 정상부에만 남아있어 한반도 내에서 희귀성이 높은 식물 종들이 생육하는 특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Kim et al., 2019).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기온이 상승하는 현시점에서 아고산대에 분포하는 식물은 생육환경이 척박하고 생태적 회복탄력성이 낮기 때문에, 온대성 식물과의 경쟁에서 밀리거나 서식지 파괴에 따라 도태될 수 있다(Kong et al., 2017).
두타산(1,357m)과 청옥산(1,402.7m)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이며, 행정적으로 강원도 삼척시와 동해시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산림보호법」 제7조 제1항 제5호에 의거, 산림 내 식물의 유전자와 종 또는 산림생태계의 보전 및 학술연구 등의 목적으로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산림에 대해 지정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Oh et al., 2009). 산정상부와 백두대간 능선부를 중심으로 대부분 지역이 신갈나무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일부 군상으로 주목, 분비나무, 사스래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이 분포하고 있다. 사면부는 대부분 신갈나무림이 우점하며, 일부 지역에는 소나무-신갈나무림이 분포하고 있다(Oh et al., 2009).
두타산과 청옥산의 식물상 및 식생에 관한 연구(Park and Yoo, 1998; Cho et al., 1999)가 1990년대부터 진행되었다. 이후 두타산과 청옥산의 산림식생 구조에 관한 연구(Chung and Kim, 2012; Shin and Oh, 2022)가 진행되었으나, 분비나무를 대상으로 연속적인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최근 국내 모니터링 연구에서는 아고산 침엽수종의 쇠퇴가 보고되는 가운데, 산지 및 세부 구역에 따라 변화의 크기와 통계적 유의성이 상이한 것으로 보고되었다(Park et al., 2022). 특히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자생지 내 고사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확인되지만, 지역별 편차가 있으며 특정 연도에 고사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Kim et al., 2021).
산림의 생태학적인 연구와 관리를 위해서는 산림생태계를 구성하는 자연자원에 대한 현재 상태와 장기 동태의 이해가 필요하다(Gitzen et al., 2012; Sergeant et al., 2012). 일회적인 조사를 통해 숲의 현황을 파악할 수는 있으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내·외부 요인들에 대한 반응과 현상에 대해 종합적인 해석을 위해서는 기초 자료의 지속적인 축적과 장기 모니터링이 수반되어야 한다(Lindner et al., 2010; Pereira et al., 2010; Gitzen et al., 2012; Kim et al., 2017). 본 연구에서는 두타산과 청옥산 일대에 분포하는 분비나무림을 대상으로, 단기적인 식생 변화 및 분비나무림의 동태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향후 장기 모니터링 및 분비나무림 변화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 대상지
본 연구는 두타산과 청옥산 일대에 분포하는 분비나무림을 대상으로 18개소의 조사구를 설정하였으며 조사구는 북위 37°25′-37°27′, 동경 128°57′-128°58′ 범위에 분포한다. 연구지역은 행정구역상 강원 동해시, 삼척시, 정선군에 걸쳐 위치하며(Figure 1), 산림청에서 지정한 백두대간 보호구역을 포함한다. 이 일대의 지질은 대부분 화강암이며, 석회암과 사암이 주변지역에 분포한다. 청옥산의 정상은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으나, 두타산은 정상부가 첨봉을 이루어 급경사지를 형성한다(Oh et al., 2009). 조사지와 인접한 동해(106), 정선 임계(537), 삼척 하장(579) 지점의 기상관측 자료를 활용하여 최근 5년간(2019-2023)의 월별 평균 기온 및 강수량을 나타내었다(Figure 2). 이 중 동해는 종관기상관측망(ASOS: Automated Synoptic Observing System), 정선과 삼척은 방재기상관측망(AWS: Automatic Weather System)에 해당하며 세 지점의 월별 값을 평균하여 산출하였다. 월평균 기온은 1월에 최저(-2.2℃), 8월에 최고(23.0℃)로 나타났으며, 강수량은 7-9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조사지의 고도범위는 1,144-1,322m, 평균고도는 약 1,220m, 경사범위는 10-42°, 평균경사는 약 25°로 확인되었다. 암석노출도는 평균 약 51%로 나타났으며, 약 72%에 해당하는 13개소가 62.5%로 확인되었다. 조사지가 위치한 사면의 위치는 산정, 산복, 산록, 계곡으로 구분하였고, 약 78%에 해당하는 14개소가 산복에 위치하였다(Table 1).
2. 조사 및 분석방법
두타산-청옥산 내 분비나무가 자생하는 임분 18개소를 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8월 사이에 총 3회(2019년, 2021년, 2023년)에 걸쳐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구는 반지름 11.3m, 면적 약 400㎡의 원형 방형구로 설정하였으며(Figure 3), 원형구는 경사지에서도 면적 산정이 용이하고 설치가 간편하여 채택하였다. 식생조사는 Z-M 학파의 식물사회학적 방법(Ellenberg, 1956; Braun-Blanquet, 1964)으로 임분의 수직적 공간 분포를 고려하여 조사구 내에서 실제 형성된 수직 구조에 따라 교목층, 아교목층, 관목층, 초본층의 4개 층위로 구분하여 수행하였다. 조사구 내 출현한 모든 종에 대해 피도(coverage)와 개체수(abundance)를 조합한 우점도 계급을 판정하여 기록하였고, 생육상태는 군도(sociability) 계급을 판정하여 기록하였다. 종의 동정은 원색대한식물도감(Lee, 2003)을 참고하였으며, 국명 및 학명의 표기는 국가표준식물목록(KNA, 2022)의 기준을 따랐다. 매목 조사는 조사구 내 흉고직경 6㎝ 이상의 임목을 대상으로 수행하였고, 각 개체목에 번호를 부여한 알루미늄 태그를 부착하였다. 수간건강상태는 국립산림과학원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실태조사 가이드라인(NIFOS, 2019)에 따라 9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여 기록하였다(Table 2). 분비나무 치수는 치수의 수고에 따라 10㎝ 이상 50㎝ 미만, 50㎝ 이상의 등급을 구분하여 개체수를 조사하였다. 10㎝ 이하 치수는 현장에서 확인되었으나, 누락 가능성이 높고 개체별 생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분석 자료에서 제외하였다. 현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지 내 출현 종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다음 식과 같이 방형구 내 출현한 종 중의 상대피도(Relative Coverage; R.C.)와 상대빈도(Relative Frequency; R.F.)를 산출하고 상대우점치(Importance Value; I.V.)를 계산한 뒤, 층위별 변화를 분석하였다(Curtis and McIntosh, 1951). 상대피도(R.C.)는 흉고직경 6㎝ 미만 하층 식생을 포함하여 조사구 전체 범위에서 층위별로 종별 수평 투영면적 비율을 기준으로 육안 판정한 피도급을 바탕으로 산출하였으며, Braun-Blanquet 우점도 계급을 계급별 중간값(%)으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5=87.5, 4=62.5, 3=37.5, 2=18.7, 1=9.4, +=3.0, r=0.1). 상대빈도(R.F.)는 조사구별 출현 유무를 집계하여 빈도를 산출한 뒤, 전체 빈도의 합으로 나누어 해당 종의 비율로 계산하였다.
개체군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상대우점치와 흉고단면적을 기준으로 주요 수종을 선정하였으며, 조사기간별 개체수 및 흉고단면적 변화를 분석하였다. 개체수는 임업 연구의 표준 단위에 맞추기 위해 총 조사면적(18개소×400㎡=0.72㏊)을 기준으로 ㏊당 본수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개체수÷0.72). 또한 흉고직경 6㎝ 이상 목본성 수종을 대상으로 직경급을 구분하여 흉고직경급별 분포 변화를 분석하였다. 종구성의 다양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출현종들의 종풍부도(Species Richness Index; S), 종다양도(Species Diversity Index; H’), 균재도(Species Evenness Index; J’), 우점도(Species Dominance Index; D’) 및 최대 종다양도(Maximum Species Diversity Index; H’max)를 산출하였다(Shannon, 1948).
결과 및 고찰
1. 개체수 및 흉고단면적 변화
각 조사구에서 DBH 6㎝ 이상의 목본을 대상으로 연도별 개체수 변화와 흉고단면적 변화를 나타냈다(Table 3, Figure 4). 일반적으로 목본류의 종들은 군락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부피 및 수직생장을 하며 상층 입목이 생장함에 따라 하층은 흉고단면적과 밀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흉고단면적과 줄기밀도는 임내 환경을 나타내는 척도이다(Taylor et al., 2020). 임분 전체적으로 흉고단면적이 2019년 547.806㎡/㏊에서 2023년 568.174㎡/㏊로 약 20.368㎡/㏊ 증가한 반면, 개체수는 같은 기간 동안 15.3본/㏊ 감소하였다. 흉고단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나 개체수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주요 수종 중 분비나무는 개체수의 감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흉고단면적이 가장 크게 증가하여 우점성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였고, 신갈나무, 마가목, 사스래나무는 개체수가 감소하였으나, 직경생장에 따라 흉고단면적은 증가하였다. 임분의 흉고단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은 수고가 높은 장령목의 개체들은 왕성하게 생장하고 있으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빛과 기타 자원이 부족한 개체들이 경쟁에서 밀려 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Lorimer et al., 1994; Johnson et al., 2009). 또한 전나무속 임분의 개체수와 흉고단면적이 동시에 감소하여 쇠퇴의 양상을 보여주는 연구(Chun et al., 2019; Song et al., 2019; Park et al., 2024; Chun et al., 2025)와는 다른 경향을 보인다. 본 연구의 분비나무림은 다른 전나무속 자생지에 비해 개체수 감소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생육목의 직경생장이 지속되어 조사기간 동안 임분 내 우점상태가 유지된 것으로 판단된다.
2. 층위별 종구성 변화
조사지 내 출현한 종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층위별 상대우점치를 2023년 기준 높은 값을 가지는 순으로 정리하였다(Table 4). 상대우점치(I.V.) 분석 결과, 교목층에서는 2023년 기준 분비나무(I.V. 28.64%), 신갈나무(I.V. 13.79%), 마가목(I.V. 8.35%), 사스래나무(I.V. 7.93%), 잣나무(I.V. 7.83%), 피나무(I.V. 7.38%), 거제수나무(I.V. 4.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목층 상대우점치는 2019년과 비교하여 우점종인 분비나무가 I.V. 0.36% 감소했고 신갈나무는 I.V. 0.16% 증가하여 전반적인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사스래나무는 I.V. 5.69% 감소하여 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거제수나무는 I.V. 3.95% 증가하였다. 이러한 교목층 상대우점치 변화 방향은 지리산 아고산대 구상나무림에서 전나무속(구상나무)의 상대우점치가 감소하고 신갈나무가 증가하며 사스래나무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결과와 유사하였다(Park et al., 2024). 기후변화 생물 지표종인 사스래나무는 해발 1,400m 이상에서는 차세대 형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평균해발이 약 1,200m인 곳에서는 쇠퇴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Yun and Oh, 2024). 교목층에서 사스래나무 상대우점치가 감소한 결과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경향과 일치하였다.
아교목층 상대우점치는 2023년 기준 마가목(I.V. 12.40%), 분비나무(I.V. 10.43%), 신갈나무(I.V. 9.21%), 함박꽃나무(I.V. 8.91%), 당단풍나무(I.V. 8.33%), 피나무(I.V. 7.73%), 고로쇠나무(I.V. 7.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가목은 한 조사지를 제외하고 모두 출현했고, 2019년도 대비 I.V. 6.65% 감소하였는데, 이는 성장함에 따라 양수성 특성을 가지는 마가목(Kim et al., 2008)이 수관의 울폐로 인한 광 부족 조건에서 생육이 저하된 결과로 판단된다. 아교목층에서 우점하던 마가목과 분비나무의 상대우점치가 감소한 반면 따라, 신갈나무·함박꽃나무·당단풍나무·고로쇠나무 등 백두대간 고해발 지역에서 주로 생육하는 낙엽활엽수(Park et al., 2020)의 상대우점치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아교목층에서 수종 간 공간경쟁이 강화된 결과로 판단된다.
관목층 상대우점치는 2023년 기준 철쭉(I.V. 10.37%), 진달래(I.V. 9.79%), 개회나무(I.V. 6.55%), 함박꽃나무(I.V. 5.82%), 분비나무(I.V. 5.46%), 병꽃나무(I.V. 4.3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하면 철쭉은 I.V. 0.15%, 진달래는 I.V. 3.40% 감소하였다. 분비나무의 관목층 상대우점치는 2019년 I.V. 5.22%에서 2023년 I.V. 5.46%로 증가하였으나, 관목층 평균값은 I.V. 5.34%로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고 개체수도 많지 않았다. 또한 관목층에서 분비나무의 진계생장 개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목성·아교목성 수종들의 피압을 야기(Laurance et al., 2001)하는 미역줄나무의 관목층 상대우점치는 2019년 I.V. 4.46%에서 2023년 I.V. 1.31%로 감소하였다. 초본층 상대우점치는 2023년 기준 실새풀(I.V. 9.62%), 관중(I.V. 7.72%), 송이풀(I.V. 5.81%), 퍼진고사리(I.V. 5.03%), 개회나무(I.V. 4.69%), 대사초(I.V. 4.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하면 실새풀의 상대우점치는 감소하였고, 송이풀·관중·퍼진고사리는 증가하였다. 건조한 환경을 선호하는 실새풀(Jeong et al., 2021)의 상대우점치는 2019년과 비교했을 때 감소하였고, 습한 환경을 선호하는 송이풀, 관중, 퍼진고사리는 증가하였다. 산림생태계 내 하층식생은 상층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Cheon et al., 2014), 본 연구에서는 상층목 생장에 따른 수관 울폐와 함께, 임내 환경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3. 흉고직경급 분포 변화
각 조사구에서 6㎝ 이상의 목본식물을 대상으로 상대우점치가 높게 나타난 분비나무, 신갈나무, 사스래나무 등을 주요 수종으로 구분하였고, 전체수종과 주요수종의 조사기간별 흉고직경급 분포를 제시하였다(Figure 5). 흉고직경급 분포는 산림 내 개체목의 수령과 동태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며, 군락의 유지 가능성과 천이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다(Harcombe and Marks, 1978; Barbour et al., 1987).
전체 수종에 대한 흉고직경급 분포는 역 J자형으로 이령림의 임분구조 형태로 확인되었다. 낮은 직경급의 개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고 직경급이 증가할수록 개체수가 감소하는 전형적인 임분의 형태이다(Aye et al., 2014). 전체 수종에 대한 흉고직경급 범위는 6-73.2㎝였으며, 6-10㎝ 및 10-15㎝ 직경급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이 분포하였다. 2021년 10-15㎝ 직경급에서 6.9본/㏊가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조사기간 경과에 따라 6-20㎝ 직경급의 개체수는 감소하고 25㎝ 이상 직경급의 개체수는 증가 또는 유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조사기간 동안 고사 개체목은 거의 확인되지 않았고, 신규 진계생장 개체의 유입 또한 없었다. 따라서 6-20㎝ 직경급의 개체수 감소는 기존 개체가 직경생장을 통해 상위 직경급으로 이동한 결과로 판단된다.
분비나무는 6-45㎝ 직경급에 분포하였으며, 2023년 기준 15-20㎝ 및 20-25㎝ 직경급의 개체수가 각각 72.2본/㏊와 75.0본/㏊로 나타나 전체 개체수의 23.2%와 24.1%를 차지하였고, 15-25㎝ 구간에 집중되는 단봉형으로 확인되었다. 개체가 밀집한 6-15㎝ 구간에서는 다른 주요 수종에 비해 직경급 분포 변화가 작았고, 15-30㎝ 구간에서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직경급의 분포가 역J자형이며, 대부분의 직경급에서 개체수가 감소하는 한라산 구상나무림(Song et al., 2019)과 지리산 구상나무림(Park et al., 2024)의 연구와는 상이하였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공동 우점하는 혼합림에서는 광·수분·온도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차이와 경쟁 관계가 임분 동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Kohyama, 1984; Mori and Hasegawa, 2007; Takahashi and Obata, 2014), 그 결과 분비나무의 직경급 분포는 단봉형으로 나타났다.
신갈나무는 6-45㎝의 모든 직경급에서 분포하였고, 자연생장에 의한 직경급 이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6-15㎝ 직경급을 중심으로 역J자형의 안정된 분포 유형이 나타났으며, 전체 개체수는 분비나무보다 적으나 15㎝ 이하 개체수가 모든 수종 중 가장 많았다. 사스래나무와 마가목 등 활엽수는 6-15㎝ 직경급을 중심으로 역J자형의 구조가 나타났고, 잣나무는 개체수가 적으나 15-25㎝ 직경급을 중심으로 개체가 분포하는 정규분포형에 가까운 형태로 확인되었다.
이령림에서는 역J자형 집단과 정규분포형 집단이 공존하며, 역 J자형 집단이 정규분포형 집단보다 작은 개체로 구성된 군락의 경우 정규분포형 집단은 역 J자형 집단에 의해 교체되어 천이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arbour et al., 1987). 본 연구에서 분비나무는 15-25㎝ 구간에 집중된 단봉형이며, 신갈나무·마가목·사스래나무 등은 역 J자형 집단이었다. 따라서 분비나무의 직경급 분포 특성과 신갈나무의 하위 직경급 구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현 임분구조가 유지되는 양상이 확인되었으나, 장기적으로는 신갈나무가 우점하는 방향으로 임분구조의 변동 가능성이 있다.
4. 수간건강상태 변화
각 조사구에서 DBH 6㎝ 이상의 분비나무를 대상으로 수간건강상태를 9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였고, 조사기간내 유형별 빈도와 구성비를 분석하였다(Table 5). 생육목과 고사목을 포함한 전체 분비나무의 밀도는 406.9본/㏊였으며, 2019년 생육목은 313.9본/㏊, 고사목은 93.1본/㏊로 나타났다. 선채로 생육하는 유형(AS)은 2019년 309.7본/㏊, 2021년 309.7본/㏊, 2023년 304.2본/㏊로 감소하여 생육목 중 97.77%를 차지하였으며, 일부 AS개체가 AB, AD 또는 DS유형으로 상태가 변경되었다. 선채로 고사한 유형(DS)은 2019년 72.2본/㏊, 2021년 63.9본/㏊으로 감소한 뒤, 2023년 63.9본/㏊으로 유지되어 2023년 고사목 중 66.67%를 차지하였다. 일부 DS개체는 DB, DL 유형으로 상태가 변경되었으며, 2023년에는 DB(23.6본/㏊), DL(5.6본/㏊)으로 비중이 증가하였다. 본 연구에서 발생한 고사목은 2.7본/㏊로 설악산, 덕유산, 오대산 내 구상나무와 분비나무의 고사목 발생량(Chun et al., 2011; Kim et al., 2021)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였다. 또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생육목과 고사목 수간상태의 변화율이 높게 나타난 연구(Song et al., 2019; Park et al., 2024)와 대조적으로 AS유형은 5.5본/㏊, DS유형은 8.3본/㏊ 수준으로 감소하여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국립공원 및 백두대간 권역의 조사에서도 고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조사구별 편차가 확인되었고, 그 요인으로 미기상 조건과 수목밀도 차이가 제시된 바 있다(Kim et al., 2021; Park et al., 2022). 본 연구지는 평균해발고도 1,220m이며 조사구의 약 78%가 산복에 위치하므로, 지리적 조건과 국지적 환경에 의해 고사 및 수간상태 변화가 완충된 것으로 추정된다(Koo et al., 2017).
5. 치수 출현 변화
각 조사구에서 흉고직경 6㎝ 이하의 분비나무 치수를 대상으로 10㎝ 이상 50㎝ 미만, 50㎝ 이상으로 구분하여 기록하였다(Figure 6). 10㎝ 이상 50㎝ 미만의 치수는 2019년 226.4본/㏊, 2021년 80.6본/㏊, 2023년 100.0본/㏊로 감소한 뒤 증가하였으며, 50㎝ 이상 치수는 2019년 109.7본/㏊, 2021년 131.9본/㏊, 2023년 133.3본/㏊로 증가하였다. 2019-2021년 동안 10-50㎝ 수고급은 145.8본/㏊ 감소하였고, 같은 기간 50㎝ 이상 수고급은 22.2본/㏊ 증가하여 10-50㎝ 수고급 일부가 상위 수고급으로 성장하였으며, 10-50㎝ 수고급 감소분 중 123.6본/㏊는 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1-2023년 동안 10-50㎝ 수고급은 19.4본/㏊ 증가하였고, 50㎝ 이상 수고급은 1.4본/㏊ 증가하여 치수 개체의 생존 및 신규 유입이 일부 확인되었다.
전나무속 수종은 내음성 전략(Shade tolerance)을 통해 피음 조건에서도 후계 발생이 가능하고, 특히 피음이 강한 환경에서는 느리게 성장하며 적당한 광조건이 되면 빠르게 생장하는 특성을 보인다(Kubota, 1997; Kimura et al., 1986; Kneeshaw et al., 2006). 분비나무는 50㎝를 전환점으로 생장량이 커지며, 이 단계의 개체는 고지대에서 긴 시간 동안 버틴 내성이 있는 개체일 뿐만 아니라 초본 및 주변 관목의 피압으로부터 벗어난 크기로 보고되었다(Kim et al., 2024). 분비나무 치수는 2019–2021년 사이 10–50㎝ 수고급이 감소하였으나, 2021–2023년에는 증가하였고, 50㎝ 이상의 치수는 조사기간 동안 100본/㏊ 이상으로 유지되었다. 지리산에서 2015-2017년 동안 구상나무 치수 발생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10㎝ 이상의 모든 수고급에서 치수의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Kim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10-50㎝ 수고급의 회복과 50㎝ 이상 치수의 지속적 유지가 확인되어, 치수의 생존 및 신규 유입이 일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6. 종다양도 변화
조사구 내 종다양성 특성은 종풍부도(S), Shannon의 다양성지수(H′), 균재도(J′), 우점도(D), 최대종다양도(H′max) 등 5가지 지수로 분석하였다(Table 6). 종풍부도(S)는 2019년 22종, 2021년 21종, 2023년 23종으로 감소 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부 종의 출현 여부가 달라지면서 구성종의 교체가 확인되었으나, 이러한 변화만으로 종다양성 지수의 변동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양성지수(H′)는 2019년 2.505, 2021년 2.569, 2023년 2.627로 증가하였다. 2021년에는 종풍부도(S)가 1종 감소하였으나, 균재도(J′)가 0.854로 증가, 우점도(D)는 0.146으로 감소하였다. 우점종의 집중도가 완화된 영향으로 H′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에는 종풍부도(S)가 증가하고 H′가 최고치로 나타났으며, 균재도(J′)와 우점도(D)는 2021년과 비교하면 변동하였다. 교·아교목층에서 주요 우점종의 상대우점치가 감소하고 일부 중위권 수종의 상대우점치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이며, 종다양도 변화는 종수 변동과 함께 우점 완화 및 종 간 분포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또한 지리산국립공원 구상나무림에서 보고된 종다양성 범위(2.42-2.71)와 비교할 때(Lee et al., 2023), 본 연구의 H′(2.505-2.627)는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7. 종합고찰
본 연구에서는 두타산-청옥산 분비나무림을 대상으로 2019년, 2021년, 2023년에 조사된 자료를 이용하여 생육목 개체수와 흉고단면적, 층위별 상대우점치(I.V.), 흉고직경급 분포, 치수 출현, 종다양성 지수의 시계열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조사기간 동안 생육목 개체수의 뚜렷한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흉고단면적은 증가하여 생육목의 직경생장이 지속된 것으로 판단된다. 분비나무는 개체수 변화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흉고단면적이 증가하여, 조사기간 동안 임분 내에서 주요 구성종으로서의 비중이 유지된 것으로 판단된다. 흉고직경급 분포는 전체 수종에서 역J자형 구조가 확인되어 이령림의 전형적 임분구조 특성이 나타났다. 다만 주요 수종별 분포 양상은 상이하였으며, 분비나무는 15-25㎝ 구간에 집중되는 단봉형 구조가 확인된 반면, 신갈나무 등 일부 활엽수종은 하위 직경급에 개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였다. 이러한 분포 특성을 함께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현 임분구조가 유지되는 양상이 확인되었으나, 장기적으로는 하위 직경급에서의 경쟁수종 축적이 임분구조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층위별 상대우점치(I.V.) 분석에서는 교목층에서 분비나무의 우점이 유지되는 가운데 동반 수종의 상대적 비중 변화가 확인되었고, 아교목층에서는 우점 수종 간 상대우점치 차이가 나타나 층위 내 수종 간 공간 점유 변화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관목층에서는 분비나무의 상대우점치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었고 진계생장 개체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초본층에서는 구성종의 상대우점치 변동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하층 식생의 조성 변화가 확인되었다. 하층 식생은 상층의 구조 변화와 연동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Cheon et al., 2014), 본 연구에서도 상층목의 생장과 함께 하층 종 조성의 변동이 동반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조사지의 미기후, 토양수분, 수관 울폐도 등 임내환경 요인을 직접 계측하지 않았으므로, 하층 변화 원인에 대한 정량적 검증에는 한계가 있었다. 치수 출현에서는 10-50㎝ 수고급의 부분적 회복과 50㎝ 이상 수고급의 유지가 확인되어, 치수의 생존 및 신규 유입이 일부 동반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관목층에서 분비나무의 상대우점치가 높지 않았고 진계생장 개체가 확인되지 않은 점을 함께 고려하면, 현 단계의 치수 유지 양상이 후계목군의 안정적 형성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두타산-청옥산 분비나무림은 단기간에 급격한 쇠퇴가 보고된 일부 자생지와 달리 조사기간 동안 성목군의 구조 변화가 크지 않아 완충구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임내 미기후·토양수분·수관 울폐도 등의 자료가 부족하므로, 동일 고정조사구 기반의 반복 조사와 함께 미기후 계측을 병행하여 고사·갱신 과정과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규명할 장기 모니터링 자료의 축적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