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 아고산대 산림생태계는 한반도 내에서도 희귀한 식물종으로 이루어져 있다(Kim et al., 2019). 이러한 식물종은 과거 기후변화에 따라 북방에서 한반도로 이동해 온 빙기의 잔존종 또는 유존종이며(Kong et al., 2014), 세계적 남방한계선상에 자생하는 극지·고산식물로서 과거 자연환경 변천사 복원에 귀중한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Kong, 2005).
그러나 최근 구상나무와 분비나무를 비롯한 아고산대 침엽수종의 쇠퇴 및 고사, 분포 면적의 감소 현상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Cho et al., 2016;Kim et al., 2021;Park et al., 2022). 연구에 따르면 전국 아고산대 침엽수림 면적은 지난 20년간 약 25% 감소하였고(Kim et al., 2019), 지리산 국립공원 내 아고산대 침엽수 고사목 개체수는 최근 10여 년간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Park et al., 2020). 일반적으로 아고산대 산림생태계는 열악한 기후 조건에 따른 낮은 생산력으로 인해 식생이 간섭을 받거나 파괴될 경우 원래 상태로의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Ehrlich et al., 1972;Grabherr, 1994;Curtin, 1995). 이러한 배경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아고산대 식생을 보전·관리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모니터링과 통합적 연구의 필요성이 국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Kong, 2002;Cho et al., 2004;Kong et al., 2017;Koo and Kim, 2020).
2016년, 당시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 내 상록침엽수 숲의 보호를 위해 「국립공원 아고산생태계 보전계획」을 수립하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아고산생태계 보전·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같은 해 10월 산림청 또한 한국 고유 침엽수종 보전을 위해 멸종위기 침엽수종 7종(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눈측백, 눈향나무, 눈잣나무, 주목)을 중점보전 대상으로 선정하고 분포 및 피해 현황 파악과 모니터링 등의 1차 대책을 공표하였다. 이어 2021년에는 「제2차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을 발표하며 기후위기 적응과 고산 침엽수 쇠퇴 현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보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계에서도 보전·관리를 위해 종조성 및 식생구조 파악(Shin and Oh, 2022;Lee et al., 2023), 생리적 반응 분석과 유전적 평가(Kim et al., 2024), 분포 현황과 임분 변화 특성(Park et al., 2022), 잠재 서식지 변화 예측(Choi and Lee, 2018;Lee et al., 2024) 등의 다각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2026년은 아고산대 침엽수종 보전 대책 공표 후 10년이 경과한 시점이다. 향후 10년의 보전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기로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침엽수 보전정책의 흐름과 학계의 연구 동향 간의 연계성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멸종위기 침엽수종 전체를 대상으로 연구 동향과 주제 변화를 시계열적으로 파악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한 시도는 미흡한 실정이다.
학술 연구의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체계적 문헌 고찰(Systematic Literature Review)과 계량서지 분석(Bibliometric Analysis),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등이 있다. 기존의 전통적 내용분석은 연구자의 주관적 분류에 의존하여 외적 타당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대용량 자료의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Lee and Rha, 2015). 이를 보완한 텍스트 마이닝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에 통계적 분석을 적용하여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로, 주제와 동향을 분석하고 연구 공백을 식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패턴을 발견하는 데에도 기여하는 방법으로 평가되어 왔다(Thakur and Kumar, 2022;CheshmehSohrabi and Mashhadi, 2023). 특히 본 연구에서 적용하는 구조적 토픽 모형(Structural Topic Model)은 텍스트 마이닝의 기법 중 하나로, 텍스트 데이터에 메타데이터(각 문서에 대한 정보, 예: 발행 연도 등)를 공변량으로 통합하여 연구자가 토픽을 발견하고 메타데이터와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Roberts et al., 2019).
따라서 본 연구는 구조적 토픽 모형을 활용하여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국내 아고산대 멸종위기 침엽수종 7종에 대한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다. 2016년 환경부와 산림청의 보전 대책 발표를 전후로 기후위기 적응과 고산 침엽수 쇠퇴 현상 완화를 위한 보전·복원 연구의 시계열적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특정 수종에 연구가 집중되는 현상을 정량적으로 확인하며, 연구 편수가 적은 수종의 보전 관련 연구 공백을 파악함으로써 향후 10년의 보전 전략 수립을 위한 정책적·학술적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
1. 연구 대상 및 자료 구축
1) 문헌 검색 및 수집
아고산대 멸종위기 침엽수종에 대한 국내 연구 동향 분석을 위해 구상나무(Abies koreana),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 가문비나무(Picea jezoensis), 주목(Taxus cuspidata), 눈잣나무(Pinus pumila), 눈향나무(Juniperus chinensis var. sargentii), 눈측백(Thuja koraiensis) 7개 수종과 관련된 문헌의 서지정보를 RISS(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서 수집하였다.
RISS의 상세 검색 기능으로 국내 학술 논문에 한정하여 문헌을 검색하였다. 검색 키워드는 각 수종의 국명과 학명을 입력하였고, 검색 조건은 [OR]로 설정하였으며, 검색 항목은 논문명, 초록 및 주제어로 선택하였다. 발행 연도는 2004년부터 2025년까지로 입력하여 총 22년간 발행된 문헌을 수집하였으며, 기간 설정은 국내 멸종위기종 관리의 법적 근거인 ‘야생동·식물보호법’이 제정된 2004년을 기준으로 하였다. 또한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검색 주제 분류를 [농수해양]과 [자연과학]으로 한정하였다. 다만 주목을 대상으로 문헌을 수집할 때 일반 명사인 주목(attention)과 구분 없이 검색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검색 오류를 줄이기 위해 주목의 경우 초록을 제외하고 논문명과 주제어만 검색 항목으로 설정하였다. 검색된 문헌들은 ‘서지정보 내보내기’ 기능을 사용하여 상세정보를 포함한 Excel 형식으로 추출하였다. 검색을 통해 추출된 문헌은 총 876편이었다.
2) 문헌 선별 및 분석 대상 확정
수집된 문헌은 다음 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선별하였다(Figure 1). 첫째, 수종별 중복 문헌과 비정규 문헌(학술대회 발표, 일반 도서 등), 검색 오류로 포함된 문헌을 제거하였다. 검색 오류 문헌은 각 수종의 학명을 구성하는 단어 일부가 다른 수종에 포함되어 함께 검색되거나, 국문명이 다른 의미로 활용된 경우였다. 둘째, 초록을 검토하여 단순 언급 또는 타 수종이 중점이 된 연구는 제외하였다. 특히 식물상 연구는 멸종위기 침엽수종이 서식하는 아고산대 또는 주요 봉우리를 중점으로 하지 않고, 특정한 산이나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연구 주제와 연관성이 낮은 경우에 제외하였다. 셋째, 보전 및 복원과 관련된 분야가 아닌 성분 추출, 의약 또는 화학적 활용, 목재 활용을 주제로 작성한 논문들은 제외하였다. 이를 통해 총 209편의 논문을 선별하였다.
선별한 209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수종과 시기에 따른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동시에 여러 수종을 다룬 논문의 경우, 수종별 분석에서는 각 수종에 1편씩 할당하여 산출하였고, 시기별 분석에서는 ‘1/수종’의 방식으로 가중치를 환산하여 합산하였다. 이후 토픽 모형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복수의 수종을 다룬 논문 31편의 중복을 제거하여, 최종적으로 160편을 구조적 토픽 모형 분석에 사용하였다.
2. 구조적 토픽 모형(Structural Topic Model)
본 연구는 수집된 문헌의 연구 주제를 식별하고 발행 시기에 따른 주제의 비중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구조적 토픽 모형(Structural Topic Model, 이하 STM)을 적용하였다. STM은 전통적인 확률적 토픽 모형의 원리를 따른다. 이 모형에서 토픽은 단어별 출현 확률로 이루어진 확률분포로 정의하고, 문서는 여러 토픽이 서로 다른 비중으로 결합된 확률적 혼합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하나의 문서는 하나의 토픽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토픽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문서 내 각 토픽 비중의 합은 1이 된다(Roberts et al., 2019). 이러한 기본 구조는 LDA(Blei et al., 2003), CTM (Blei and Lafferty, 2007) 등의 다른 토픽 모형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사용자가 임의의 메타데이터를 공변량으로 토픽 모형에 통합하여 메타데이터와 토픽 간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Roberts et al., 2014). 또한, STM은 적정 토픽 수()를 결정할 때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기존 LDA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의미론적 응집성(semantic coherence)과 배타성(exclusivity) 등 모형의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통계적 진단 지표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Wallach et al., 2009;Taddy, 2012;Roberts et al., 2019).
분석은 R 4.5.2의 stm 1.3.8 패키지(Roberts et al., 2019)를 이용하였다. 분석 대상 텍스트는 수집된 문헌의 초록으로 한정하였으며, 메타데이터는 발행 연도를 활용하였다. 발행 연도를 기준으로 2016년 이전과 2017년 이후를 구분하는 이진 시기 변수를 생성하였고, 이를 토픽 비중 추정의 공변량으로 설정하였다.
1) 자료 전처리
텍스트 전처리는 textProcessor 함수를 이용하여 소문자 통일, 숫자 및 구두점 제거, 영어 불용어 제거, Snowball 기반 어간 추출을 수행하였다(Willett, 2006). 불용어 목록에는 말뭉치 전반에 빈번하게 출현하여 토픽 간 변별력을 저해하는 ‘study’, ‘result’, ‘analysis’ 등과 같은 일반 용어와 ‘hallasan’, ‘seoraksan’ 등의 연구 지역명 그리고 주요 수종명의 구성 단어를 사용자 정의 불용어로 추가하여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 대상 수종이나 연구 지역 자체보다는 연구 주제의 개념적 구조를 더 선명하게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후 prepDocuments 함수를 이용하여 전체 문헌 중 2편 미만의 문헌에만 등장하는 희귀 어휘를 제거하고, 문서별 단어 빈도, 어휘 목록 및 메타데이터를 STM 분석에 적합한 형식으로 정비하였다.
2) 토픽 수 선정 및 모형 구축
최적 토픽 수()를 결정하기 위해 stm 패키지의 searchK 함수를 이용하여 다중 진단 지표를 산출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평가 지표로는 동일 토픽 내 상위 확률 단어들의 공출현 빈도를 측정하는 의미론적 응집성(Mimno et al., 2011), 특정 단어가 해당 토픽에만 배타적으로 출현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배타성(Bischof and Airoldi, 2012), 보류 문서(held-out data)에 대한 예측 가능도를 통해 모형의 일반화 성능을 평가하는 Held-Out 가능도(Wallach et al., 2009)와 모형의 과분산 정도를 진단하는 잔차 분산(residual dispersion; Taddy, 2012)을 활용하였다. 최적 토픽 수()의 선정을 위한 분석은 2단계에 걸쳐 수행하였다. 1차로는 넓은 범위()를 탐색하여 잔차 분산이 급격히 상승하는 구간을 제외하였으며, 2차로는 구간을 대상으로 지표를 산출하고 세부적으로 검토하였다.
모형 초기화는 무작위 초기화보다 안정적인 초기값을 제공하는 anchor word 기반의 spectral initialization 방법을 적용하였다(Arora et al., 2013). 수렴 판단은 변분 하한값(evidence lower bound)의 반복 간 변화량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최대 반복 횟수 75회 이내에서 충분한 수렴을 확인한 후 최종 모형을 구축하였다(Roberts et al., 2019).
3) 토픽 해석 및 동향 분석
추정된 토픽의 주제명은 단어 지표와 대표 문헌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부여하였다. 단어 지표는 토픽 내 출현 확률이 가장 높은 단어(highest probability words, 이하 최빈단어)와 특정 토픽에서의 독점성 및 빈도를 동시에 고려한 FREX 단어(FRequency and EXclusivity, 이하 독점단어)(Bischof and Airoldi, 2012)를 병행 활용하였다. 또한, 각 토픽의 주제를 가장 뚜렷하게 반영하는 문헌을 해석에 활용하기 위하여, 토픽 비중 추정치(document-topic proportions, )가 0.9(90%) 이상인 문헌을 해당 토픽의 대표 문헌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 토픽에 대해 (1) 최빈단어, (2) 독점단어, (3) 대표 문헌의 제목, (4) 대표 문헌에서 확인되는 연구 대상·연구 목적·분석 방법을 순차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포하는 상위 개념을 주제명으로 선정함으로써, 단일 기준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해석 편향을 줄이고자 하였다.
전체 문헌에서 각 토픽이 차지하는 비중은 개별 문헌의 해당 토픽 추정치() 평균으로 도출하였으며, 비중이 높은 토픽일수록 전체 분석 기간 동안 활발하게 다루어진 주요 연구 주제로 해석하였다. 또한, 2016년 당시 환경부와 산림청의 보전 대책 발표를 전후하여 연구 토픽 비중에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검토하기 위하여, 메타데이터의 발행 연도를 토픽 비중 추정의 공변량으로 설정하였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의 발행 문헌을 0, 2017년 이후 문헌을 1로 코딩한 이진 변수를 생성한 뒤, estimateEffect 함수를 이용하여 토픽 비중과 해당 변수 간의 관계를 추정하였다. 이후 점 추정치와 95% 신뢰구간을 산출한 뒤, 95%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 해당 토픽의 연구 비중이 2016년 대책 발표를 전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달라진 것으로 해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문헌 단위로 분석된 토픽 비중 데이터를 수종 단위로 재구성하여 수종별 연구 동향을 도출하였다. 수종별 각 토픽 비중의 산술평균을 산출한 뒤 토픽별 비중의 합계가 1이 되도록 정규화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7개 토픽의 균등 분포 비중(14.29%)의 1/3(4.76%)에 미치지 못하는 토픽을 해당 수종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연구 분야로 간주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수종별·시기별 연구 동향 분석
선별한 209편의 논문을 수종별로 분석한 결과, 수종별 연구 편중 양상이 나타났다. 주요 수종인 구상나무(97편, 46.41%)와 분비나무(36편, 17.22%)가 전체의 63.63%를 차지하였으며, 다음으로 가문비나무 27편(12.92%), 주목 20편(9.57%), 눈잣나무 15편(7.18%), 눈향나무와 눈측백이 각각 7편(3.35%) 순이었다(Table 1). 특히, 눈향나무와 눈측백을 대상으로 한 14편의 논문 중 눈향나무 2편과 눈측백 4편은 대청봉, 백두대간 마루금, 한라산 산정부 등 특정 지역에서 다중 수종을 연구한 논문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두 수종을 독립적으로 다룬 연구의 비중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향나무에 대한 보존·관리 연구의 시급성(Choi et al., 2004;Han et al., 2006)과 눈측백 보존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Song et al., 2006) 및 생태학적 연구의 부족(Byeon et al., 2020)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성이 해당 수종을 단독 연구 대상으로 삼은 개별 연구의 확대로 충분히 이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기별 연구 동향을 분석한 결과, 환경부와 산림청의 아고산대 침엽수종 보전 대책이 발표된 2016년과 2021년 이후 약 3년이 지난 2019년과 2024년에 논문 발행 편수가 이전 연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Figure 2). 이는 대책 발표 이후 관련 연구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본 분석만으로 양자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비 지원에 대한 정보가 연구 분야에 대한 특정 기관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Rigby, 2011), 이 두 연도에 발행된 총 30편의 논문에 제시된 사사 표기를 검토하였다. 30편 중 한국연구재단(NRF)의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은 논문은 4편(단독 2건, 환경부·NRF 공동 1건, 산림청·환경부·NRF 공동 1건)이었다. 나머지 26편 중 24편은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의 지원이 명시되어 있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산림청 8편, 환경부 14편, 교육부 1편, 제주특별자치도 1편으로 확인되었고, 남은 2편은 지원 정보가 명시되지 않았다. 사사 표기에 나타난 지원기관의 분포를 기준으로 볼 때, 해당 시기의 논문에서 국가와 지자체의 공적 연구비 지원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상향식 기초연구사업 지원이 명시된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러한 지원 구조가 정책 현안과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연구 환경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 관점의 기초 생태 연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Lindenmayer et al., 2012). 또한 종 고유의 생리·생태적 기작에 대한 기초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대규모 보전정책 추진은 현장 적용 과정에서 의도하지 못한 실패나 한계를 가질 위험이 있다(Tewksbury et al., 2014). 따라서 아고산대 침엽수종의 효과적인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는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연구와 종별 생리·생태적 기작 및 장기 변화 과정을 규명하는 상향식 기초연구가 균형 있게 지원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2019년과 2024년에 발행된 논문 30편의 사사 표기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분석에 근거한다. 사사 표기에 대한 연구자별 작성 방식의 차이와 다중 지원 누락, 미표기 사례 등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으며(Rigby, 2011;Wang and Shapira, 2015;Grassano et al., 2016), 전체 분석 기간의 연구지원 구조나 연구지원 경향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2. 아고산대 멸종위기 침엽수종 핵심 토픽
최적 토픽 수()를 선정하기 위해 searchK 함수를 이용하여 구간의 주요 지표를 검토하였다(Figure 3). 분석 결과, Held-Out 가능도(Held-Out Likelihood)가 에서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장 우수한 일반화 성능을 보였고, 잔차(Residuals) 역시 해당 지점부터 하한값에 가까워지며 과분산 정도가 안정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의미론적 응집성은 일반적으로 가 작을수록 높고, 배타성은 가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Weston et al., 2023). 배타성의 이러한 경향은 변분 하한값(Lower Bound)과 유사한 추세를 보였다. 이에 응집성이 급격히 저하되지 않으면서도 일반화 성능과 모형 적합도가 균형을 이루는 을 최종 모형으로 확정하였다.
선택된 모형으로 산출한 핵심 토픽은 다음과 같다(Table 2). 각 토픽의 주제명은 최빈단어와 독점단어, 대표 문헌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부여하였다.
1) Topic 1: 임분 구조와 개체군 동태
최빈단어와 독점단어에서 dbh(흉고직경), layer(층위), height(수고), stand(임분) 등의 용어가 공통으로 나타났으며, 산림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는 지표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 문헌에는 Jang and Park(2010)이 수행한 가문비나무의 구조적 특성과 개체군 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연구, 지리산 구상나무 개체군의 쇠퇴 요인과 군락의 변화 양상 파악을 위해 식생구조와 개체군 동태를 모니터링한 연구(Chun et al., 2021), 그리고 설악산, 덕유산, 한라산국립공원 아고산대에 분포하는 주목 개체군의 구조와 동태에 대한 연구(Chun et al., 2012)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Topic 1에 해당하는 연구는 주로 대상 수종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기초 생태 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2) Topic 2: 식물사회학적 군집분류
최빈단어에서 communiti(군집), classifi(분류), veget(식생), structur(구조) 등의 용어가 나타났고, 독점단어로 phytosociolog(식물사회학)이 도출되어 식물사회학적 군집분류와 식생구조 분석이라는 주제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문헌으로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덕유산의 향적봉 일대를 대상으로 한 식물사회학적 군락 유형 분류 연구(Choi et al., 2013;Chae and Yun, 2019)와 Gwon et al.(2013)의 지리산 국립공원 산림식생 보전을 위한 식물사회학적 분석 연구 등이 있었다. Topic 2도 산림식생 보전과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Topic 1과 연구 목적이 유사하다. 그러나 Topic 1의 연구 대상이 특정 수종 중심의 ‘개체군’이었다면, Topic 2는 ‘군락’ 수준에서 이루어졌다는 차이가 있다.
3) Topic 3: 토양 특성과 산림 공간분포
최빈단어에서 soil(토양), carbon(탄소), organ(유기물), distribut(분포) 등이 도출되었고, 독점단어로 biomass(생물량), locat(위치)가 확인되었다. 대표 문헌으로는 한라산 아고산대 주목림의 생물량과 유기탄소 분포, 낙엽 생산량 및 토양 호흡량 등을 조사하여 탄소수지와 탄소순환을 분석한 연구(Jang et al., 2017)와 구상나무·분비나무 군락의 토양 특성을 분석한 연구(Lee et al., 2022;Kim et al., 2022)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상록침엽 고사목, 구상나무림의 공간분포 변화 및 특성에 관한 연구(Kim et al., 2017;Kim et al., 2020)도 주요 문헌으로 도출되었다. 이는 토양 특성 및 탄소순환 연구와 산림 공간분포 연구가 생태학적으로 통합되었다기보다, 각 분석 과정에서 관련 어휘를 공유한 결과로 해석된다.
4) Topic 4: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 및 생리적 반응
독점단어에서 gene(유전자), genom(유전체), drought(가뭄), stress(스트레스)와 transcript(전사체)가 도출되었다. 대표 문헌을 검토한 결과 치수의 수령에 따른 생리적 특성 분석(Seo et al., 2021), 고온과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자 발현 및 전사체 반응 분석 연구(Hwang et al., 2019;Lee et al., 2024;Park et al., 2024) 등이 확인되었다. Topic 4는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수목의 생리적 반응과 유전자 발현 및 전사체 반응을 함께 다루며, 전통적인 생리생태학과 분자·진화생태학의 방법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의 생존 및 방어 기작을 규명하는 연구로 해석된다. 특히 대표 문헌 10편 중 8편이 구상나무에 집중되어 있어, 기후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유전·생리 기작 연구가 특정 수종에 편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5) Topic 5: 수목의 생육·고사 기작
최빈단어로 cut(삽목), growth(생육), mortal(고사)가 나타났으며, 독점단어는 chronolog(연대기), -ring(나이테), regener(갱신)이 도출되었다. 주요 문헌으로는 연륜연대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고사 연도 및 생육쇠퇴도와 기후정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Seo et al., 2017;Seo et al., 2019), 발근율과 초기 생장률을 높이는 삽목 조건 개발 연구(Song et al., 2006;Ahn et al., 2011)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환경 조건이 생육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광합성 능력의 변화(Lim et al., 2006;Park et al., 2024), 식물계절성 연구(Sung and Sin, 2011)가 함께 나타났다. 따라서 수목의 전반적인 생육 및 고사 기작을 폭넓게 다루는 것이 Topic 5의 특징으로 해석된다.
6) Topic 6: 유전 다양성과 기능형질
최빈단어와 독점단어에서 공통으로 popul(개체군), genet(유전), seed(종자), cone(구과), germin(발아), variat(변이)가 도출되었으며, trait(형질)와 loci(유전자좌), marker(유전자 표지자)는 독점단어로만 나타났다. 대표 문헌에는 구과와 종자의 형태적 변이에 관한 연구(Song et al., 2012)와 침엽 특성 및 변이에 관한 연구(Jeong et al., 2007), 개체군의 유전 다양성 분석(Lee et al., 2008) 등이 포함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Topic 6의 대표 문헌 17편 중 2017년 논문 1편을 제외한 나머지 16편이 모두 2012년 이전에 발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고산대 침엽수종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 유전 및 형태 특성 연구가 과거에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7) Topic 7: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분포와 미생물 상호작용
Topic 7은 최빈단어와 독점단어가 habitat(서식지), climat(기후), change(변화), region(지역), distribut(분포) 등으로 동일하게 도출된 점이 특징이다. 대표 문헌으로는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식물종의 분포 및 서식지 탐색(Kim et al., 2015;Kim et al., 2017)과 아고산대 침엽수종의 생육 및 생태적 복원을 위해 근권 및 내생균류 군집 특성을 분석한 연구(Eo and Eom, 2022;Ko et al., 2024) 등이 포함되었다. STM에서 최빈단어와 독점단어의 일치도가 높다는 것은 해당 토픽이 응집성과 배타성을 동시에 확보하여 의미론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Roberts et al., 2014). 이에 Topic 7이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주제 내에서 비교적 구별되는 연구 주제적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향후 시기에 따른 토픽 발현도 변화 분석 시, 기후변화 관련 외부 정책이나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3. 전체 토픽 발현 비중과 2016년 전후 연구 동향의 변화
1) 전체 토픽 발현 비중
STM으로 분석한 전체 문헌을 대상으로 추정된 토픽 비중을 산출한 결과, Topic 2(식물사회학적 군집분류, 0.178)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Figure 4). 그다음으로 Topic 6(유전 다양성과 기능형질, 0.157), Topic 7(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분포와 미생물 상호작용, 0.154), Topic 5(수목의 생육·고사 기작, 0.149), Topic 1(임분 구조와 개체군 동태, 0.134), Topic 3(토양 특성과 산림 공간분포, 0.122) 순으로 나타났으며, Topic 4(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 및 생리적 반응, 0.105)의 비중이 가장 낮았다.
상위권을 차지한 Topic 2, 6, 5는 아고산대 침엽수종 보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기초 생태학 및 유전학 분야로, 과거부터 꾸준히 기초 데이터가 축적되어 전반적인 점유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응용생태학 분야에서는 공간 분포를 다루는 Topic 7이 상위권에 자리한 반면, 미시적인 생리 기작을 다루는 Topic 4가 최하위로 분석되어 각 비중이 양극단에 위치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연구 수행의 난이도 및 방법론 적용의 용이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Koo and Kim(2020)은 경관생태 연구가 GIS, 원격탐사(Remote Sensing), 종분포모형(Species Distribution Model) 등 공간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원활하게 수행되는 반면, 생리생태 연구는 아고산대의 척박한 환경이나 극단적인 기후 조건 등 다양한 환경조건을 반영해야 하는 실험적 제약이 따른다고 제언한 바 있다.
한편, 하위권으로 나타난 Topic 1, 3의 비중도 방법론적 제약으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격 데이터 활용이 용이한 Topic 7과 달리, Topic 3의 생물량과 토양 유기탄소 산정을 위해서는 국립공원 등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아고산대 지역에서 표본 채취나 장비를 동원해야 하는 물리적·행정적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현장 실측 기반 방법론적 한계가 연구 활성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분 구조를 분석하는 Topic 1의 경우 교목 형태인 일부 수종 위주로 연구되는 경향이 전체 비중을 낮춘 원인으로 판단된다. 다만, 연구 목적이 유사한 Topic 2와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는 수종별 토픽 비중 분석에서 추가로 논의하였다.
2) 2016년 전후 연구 동향의 유의한 변화
2016년 아고산대 침엽수종 보전 대책 발표를 전후로 토픽 비중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Topic 6, 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었다(Figure 5).
가장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분포와 미생물 상호작용을 연구한 Topic 7(+11%p)이었다. Topic 7의 비중 확대에는 공간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산림청 보전 전략의 핵심 과제인 ‘침엽수종 전국 분포 실태 조사와 현지 외 보전 적합지 발굴’이 관련 연구의 증가와 시기적으로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Topic 6(유전 다양성과 기능형질) 연구의 비중은 급격하게 감소(-26%p)하였다. 전체 토픽 발현 비중 분석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Topic 6의 2016년 이후 급격한 감소는 멸종위기 침엽수종에 대한 집단 유전학적 다양성 평가 등 전통적인 기초 유전 연구의 위축을 시사한다. 이는 구상나무 연구 동향을 분석한 기존 연구(Koo and Kim, 2020)에서 진화생태 분야의 부진과 활성화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나아가 전체 비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던 Topic 4(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 및 생리적 반응) 역시 2016년 이후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세를 확보하지 못하였다. 기초적인 집단 유전 연구(Topic 6)가 가뭄 등 기후변화 스트레스 인자를 반영한 전사체 및 생리적 반응 규명 연구(Topic 4)로 확장되어야 함(Holliday et al., 2017)을 고려할 때, Topic 6의 급감과 Topic 4의 정체는 아고산대 침엽수종의 진화생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거시적인 서식지 및 분포 중심의 보전 전략(Topic 7)은 확대된 반면, 개별 수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는지를 규명하는 미시적인 유전·생리적 차원의 기초연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4. 수종별 토픽 비중 비교 및 연구 취약 분야 분석
수종별 연구 동향 분석 결과, 7개 수종 중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수종이 최소 1개 이상의 연구 취약 분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취약한 연구 분야가 가장 많은 수종은 눈측백으로 Topic 1, 3, 4의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여러 수종이 공통적으로 갖는 취약 분야는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 및 생리적 반응(Topic 4)’으로 총 4개 수종에서 낮은 비중을 보였다.
Topic 1(임분 구조와 개체군 동태)은 눈잣나무, 눈향나무, 눈측백 세 수종에서 각각 1% 수준으로 매우 낮게 도출되었다. 이것은 전체 토픽 발현 비중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특정 수종에 대한 연구 편향보다는 연구 방법론 적용의 한계로 해석된다. 세 수종은 아고산대의 극한 환경에 적응하여 땅을 기며 자라는 포복성 생활형을 지니기 때문에 수고, 흉고직경(DBH), 층위를 주요 지표로 삼는 임분 구조 조사 기법(Topic 1)을 적용하기에 물리적인 제약이 따른다. 다만, 연구 목적이 유사한 Topic 2(식물사회학적 군집분류)가 이러한 취약성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식물사회학적 조사는 각 층위별 피도와 빈도를 주요 지표로 수집하므로 포복성 수종에도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눈잣나무, 눈측백의 Topic 2 비중은 전체 토픽의 평균 비중(14.29%) 이상으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하였다. 그러나 눈향나무의 경우 식물사회학적 군집분류 연구 비중도 5.12% 수준에 머물러, 해당 수종에 대한 기초 생태 연구가 취약함을 시사하였다.
Topic 3(토양 특성과 산림 공간분포)은 전체 문헌 비중이 하위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측백을 제외한 기타 수종 전반에서는 비교적 고르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로 확인되었다. Topic 3은 소규모 개체군 또는 개체 수준보다는 주로 대면적 규모의 경관 단위를 대상으로 수행되는 특성이 있다. 눈측백의 경우 개체군 규모도 작고 서식지가 파편화되어 분포하는 특성상, 눈측백에서는 Topic 3에 해당하는 연구가 적게 확인되었다. 반면, 눈측백과 유사한 생육 형태를 지닌 눈향나무는 Topic 3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한라산 아고산대 목본을 대상으로 한 유기탄소 분포와 수지 연구(Jang et al., 2019)에서 눈향나무의 토양 내 탄소 저장량이 다른 수종보다 높게 나타나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분석에 포함된 눈향나무의 전체 연구 문헌 수가 7편으로 매우 적어, 특정 주제를 다룬 소수의 논문이 평균 토픽 비중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는 통계적 한계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Topic 4(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생리적 반응)는 분비나무 등 4개 수종에서 연구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는 앞서 Topic 4의 대표 문헌 10편 중 8편이 구상나무에 집중되어 있던 결과와 일치한다. 구상나무는 국내 아고산대 침엽수종을 대표하는 고유종이자 기후변화로 인한 대규모 집단 쇠퇴 현상이 뚜렷하게 보고되는 수종이다. 이에 따라 쇠퇴 원인 규명을 위한 유전자 및 전사체 수준의 생리·생태 연구가 구상나무에 우선 집중되면서, 타 수종들의 진화생태학적 연구 취약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사료된다.
5. 종합 고찰
본 연구는 국내 아고산대 침엽수종 연구를 대상으로 수종별 연구 편중과 주제별 연구 동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수종별 분석에서 전체 연구의 63.63%가 구상나무와 분비나무에 집중된 데 비해, 눈향나무와 눈측백 등 일부 수종은 독립적인 연구가 제한적으로 수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편중은 연구가 제한된 수종의 보전 가치가 낮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수종의 분포, 개체군 동태, 환경 스트레스 반응 및 유전적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의미한다. 다만, 연구 편수가 적은 수종에서는 소수 문헌의 주제적 특성이 전체 토픽 비중에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으므로, 수종 간 토픽 비중의 차이는 연구 관심도뿐만 아니라 자료 축적량의 차이도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STM 분석에서는 식물사회학적 군집분류, 유전 다양성과 기능형질, 수목의 생육·고사 기작 등의 토픽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편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생리적 반응을 다루는 토픽은 전체 토픽 중 가장 낮은 비중을 나타냈다. 또한 2016년 대책 발표 전후를 비교한 결과, 기후변화와 서식지 분포 관련 토픽(Topic 7)은 증가한 반면, 유전 다양성과 기능형질 토픽(Topic 6)은 감소하였고,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유전·생리적 반응 토픽(Topic 4)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최근 아고산대 침엽수종 연구가 공간적 분포와 서식지 변화에 집중된 반면, 개별 수종의 환경 스트레스 반응과 적응 기작을 장기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확대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정책 발표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으며, 공간 분석과 원격탐사 기술의 발전, 연구지원사업의 변화 가능성, 연구 대상 수종의 편중 등 다른 요인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결과는 향후 보전 연구가 기존의 분포 및 서식지 모니터링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종별 환경 스트레스 반응과 회복·고사 기작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현재 확인된 연구 편중과 연구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연구 편수가 적은 수종을 대상으로 식물사회학적 특성과 개체군 구조를 조사하고, 유전 다양성과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의 시간적 변화를 추적하는 장기 연구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RISS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만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기 때문에, 국외 연구의 주제 및 방법론과 국내 연구 동향을 직접 비교하지 못하였다. 또한 초록을 분석 대상으로 사용했으므로 본문에 포함된 세부적인 연구 목적과 방법론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연구재원 분석은 2019년과 2024년에 발행된 일부 논문의 사사 표기에 근거한 탐색적 검토에 한정되므로, 연구지원 구조와 연구 주제 간의 관계를 일반화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국내 학술지에 나타난 연구 동향을 제한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STM을 활용하여 국내 아고산대 멸종위기 침엽수종 연구의 주제 구조와 정책 발표 전후의 토픽 비중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본 연구의 결과는 아고산대 생태계 보전을 위한 학술적 연구 방향과 관련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후속 연구에서는 국제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하여 국내외 문헌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국내 연구와 국외 연구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보다 넓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