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물계절(phenology)은 생물의 생애사 사건이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시기적 패턴과 그 변화를 연구하는 분야로, 기후변화에 대한 생물의 반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어 왔다(Visser et al., 2010;Inouye, 2022). 최근 수십 년간 전 지구적 기온 상승과 기후 체계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생물군에서 개화 시기, 번식 시기, 이동 시기 및 출현 시기의 변화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생물계절 변화는 기후변화의 가장 뚜렷한 생물학적 반응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Walther et al., 2002;Parmesan and Yohe, 2003). 생물계절 현상은 기후 요인의 변화가 개체군과 생태계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분류군과 영양단계를 대상으로 생물계절 변화의 규모와 민감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Thackeray et al., 2016;Cohen et al., 2018). 또한 기후 가변성이 심화됨에 따라 생물의 시간적 생태 패턴을 단순한 시점 정보가 아닌 연속적인 사건의 분포로 이해하려는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Inouye, 2022;Clapp et al., 2026). 따라서 생물의 계절적 활동을 단일 시점이 아닌 연속적인 시간 분포로 정량화하고 비교할 수 있는 분석 방법의 개발은 최근 생물계절 연구와 시간 생태학(temporal ecology)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계절적 과정을 분포 기반으로 해석하려는 시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조류는 이동, 번식 및 월동과 같은 계절적 사건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생물군으로, 생물계절 연구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어 온 분류군 중 하나이다. 특히 철새의 이동 시기는 기후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한 반응 지표로 간주되어 왔다(Gordo, 2007). 장기간에 걸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역과 종에서 이동 시기의 변화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Lehikoinen and Sparks, 2010). 실제로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수행된 연구들은 많은 철새 종에서 봄철 도래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음을 보고하였으며,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반응을 이해하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Both et al., 2004). 최근에는 대륙 규모의 레이더 기반 분석을 통해 조류 이동과 식생 생물계절 간의 연관성이 정량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가을철 이동은 식생의 계절적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Adams et al., 2024). 이에 따라 조류 이동 시기의 변화를 정량화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수행되어 왔으며, 조류 이동 Phenology는 기후변화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을 평가하는 대표적 연구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조류의 계절적 활동 시기를 정량화하기 위해 다양한 Phenology 지표가 사용되어 왔으며, 그 중 최초 도래일은 가장 널리 활용된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최초 도래일은 산출과 해석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단일 개체 또는 소수 개체의 관측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관찰 노력, 개체군 규모 및 우연한 탐지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Knudsen et al., 2007;Goodenough et al., 2015). Goodenough et al. (2015)은 최초 도래일이 개체군 수준의 이동 특성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으며, Knudsen et al. (2007)은 이동 Phenology를 단일 날짜가 아닌 계절 전체의 분포로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따라서 최근의 Phenology 연구에서는 특정 날짜에 의존하는 전통적 지표를 보완하고, 계절 전체의 활동 패턴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소수의 우연한 탐지 사건에 의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절적 축적 과정을 분위수 또는 누적 통과일(cumulative passage dates)과 같은 확률 분포 기반 지표로 전환하여 정량화하려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개체군 수준의 계절적 활동 변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van Strien et al., 2008;Moussus et al., 2009;Lehikoinen et al., 2019).
최근 패시브 어쿠스틱 모니터링(Passive Acoustic Monitoring, PAM)은 자동화된 생물다양성 조사 기법의 발전과 함께 생태학 연구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조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군의 활동 패턴을 장기간에 걸쳐 기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PAM은 조사자의 현장 방문 없이도 지속적이고 표준화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으며, 대규모 공간 범위와 장기간에 걸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Acevedo and Villanueva-Rivera, 2006;Blumstein et al., 2011). 최근 연구들은 자동녹음장비를 활용한 음향 자료가 종 출현 여부뿐만 아니라 활동 패턴, 종다양성 및 생태계 변화를 평가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Shonfield and Bayne, 2017;Sugai et al., 2019), 연속적이고 대용량의 시계열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생물의 계절적 활동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높은 잠재력을 가진다(Darras et al., 2019). 이러한 특성은 조류의 발성활동을 장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기록하고 생물계절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국가 규모의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통해 방대한 음향 시계열 자료가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장기 생물계절 변화 연구와 기후변화 영향 평가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PAM 자료를 단순한 종 출현 기록이 아닌 생물계절 분포(phenological distributions)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생물의 시간적 생태 변화를 연속적인 과정으로 정량화하려는 연구가 등장하고 있다(Clapp et al., 2026).
이처럼 조류 Phenology 연구와 생물음향 모니터링 연구는 각각 활발히 발전해 왔지만, 생물음향 자료를 이용하여 계절적 발성활동을 정량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방법론은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기존의 조류 Phenology 연구는 주로 최초 도래일과 같은 날짜 기반 지표를 활용해 왔으며(Goodenough et al., 2015), 생물음향 연구 역시 종 출현 여부, 발성 빈도 및 종다양성 평가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Shonfield and Bayne, 2017;Sugai et al., 2019). 그러나 자동녹음장비를 통해 수집되는 발성 자료는 연속적이고 대규모의 시계열 정보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여 계절적 발성활동의 진행 과정을 정량적으로 표현하는 분석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최근에는 생물음향 자료를 단순한 종 출현 기록이 아닌 생물계절 분포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개체군 수준의 시간적 생태 변화를 정량화하려는 접근이 제안되고 있다(Clapp et al., 2026). 따라서 생물음향 자료에 내재된 계절적 활동 분포를 정량적으로 표현하고 비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종·지역·연도 간 비교가 가능한 표준화된 Phenology 분석 체계의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의 적용 사례종으로는 팔색조(Pitta nympha)를 선정하였다. 팔색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남동부, 대만 및 일본 일부 지역에서 번식하고 보르네오,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월동하는 여름철새로 알려져 있으며(Collar, 2001;Park, 2022), 국내에서는 주로 남부 산림지역에서 번식한다. 또한 번식기 동안 반복적이고 특징적인 발성을 나타내어 자동녹음장비를 이용한 탐지가 용이하고(Choi and Ki, 2022;Hong et al., 2022), 음향자료를 통해 계절에 따른 발성활동의 변화를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팔색조가 생물음향 자료를 이용한 계절적 발성활동의 누적 분포를 분석하고,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 접근법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사례종으로 적합함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생물음향 자료를 이용한 조류 발성 Phenology 정량화 방법으로서 누적 발성활동 곡선(cumulative vocal activity curve)에 기반한 누적 분위수 지표(, , )를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자동녹음장비를 통해 수집된 팔색조의 발성자료를 적용 사례로 이용하여 계절적 발성활동의 누적 분포를 정량화하였다. 또한 기존 Phenology 지표와의 비교를 통해 누적 분위수 지표의 특성을 평가하고, 비정상적으로 이르거나 늦은 탐지 시나리오와 결측자료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표의 강건성을 검토하였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생물음향 기반 발성 Phenology 정량화를 위한 방법론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장기 생물음향 모니터링 자료를 활용한 생물계절 변화 연구에 적용 가능한 분석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음향자료 및 분석 대상지
본 연구에서는 자동녹음장비(Song Meter SM4, Wildlife Acoustics Inc., USA)를 이용하여 2019년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국 36개 연구 대상지에서 수집한 팔색조 음향자료를 활용하였다. 해당 자료는 Choi and Ki (2022)의 팔색조 전국 발성 분포 및 생물계절 특성 연구에서 구축된 자료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누적 분위수 기반 발성 Phenology 분석을 위하여 36개 조사 지점의 전체 조사기간(2019년 5월 1일~8월 31일)에 해당하는 음향자료를 재검토하였다. 기존 연구의 조사 지점 선정 기준과 자동녹음장비의 설치 및 녹음 방법은 Choi and Ki (2022)에 제시되어 있다.
음향자료의 재검토는 연구자가 모든 대상지의 전체 1분 길이 녹음파일을 대상으로 소노그램의 시각적 확인과 음원 청취를 병행하여 수동으로 수행하였다. 재검토 결과, 기존 연구에서 팔색조 발성이 확인된 것으로 보고된 22개 지점 외에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와 지리산국립공원 설산습지에서 팔색조 발성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해당 두 지점의 발성은 기존 연구의 초기 음향자료 판독 과정에서 일부 탐지 기록이 누락된 것으로, 본 연구에서 전체 음향자료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하였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 지점은 2019년 6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의 음향자료가 누락되어 계절적 발성활동 분석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제외하였다. 경주국립공원 포석정 지점은 2019년 5월 1일부터 7월 2일까지와 8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의 음향자료가 확보되어 일부 결측이 존재하였으나, 팔색조의 주요 발성활동 시기를 포함하고 있어 분석에 포함하였다. 이에 따라 최종 분석에는 팔색조 발성이 확인된 23개 조사 지점의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0/1)를 사용하였으며, 이 중 로 기록된 발성 탐지 기록은 총 673건이었다(Figure 1;Table 1).
2.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hour-based vocal detection dataset) 구축
자동녹음장비를 통해 수집된 음향자료를 이용하여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hour-based vocal detection dataset)를 구축하였다(Figure 2). 분석의 기본 단위는 각 1시간 조사구간을 대표하는 1분 길이의 녹음파일로 설정하였다.
각 녹음파일은 연구자가 소노그램의 시각적 확인과 음원 청취를 병행하여 직접 검토하였으며, 팔색조의 특징적인 발성이 확인된 경우 탐지(detection)로 기록하였다. 해당 녹음파일에서 팔색조 발성이 1회 이상 확인된 경우 1을 부여하였으며, 발성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0을 부여하였다. 동일한 녹음파일 내에서 팔색조의 발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거나 복수 개체가 발성한 경우에도 발성 횟수 또는 개체수를 별도로 산정하지 않고 하나의 탐지로 처리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탐지값은 개체수나 실제 발성 횟수가 아니라 해당 시간 단위 녹음자료에서 팔색조 발성의 탐지 여부를 나타낸다.
이 과정을 통해 각 조사 지점별로 조사지점, 날짜, 시간 및 발성 탐지 여부(0/1)로 구성된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를 구축하였다. 구축된 자료는 일별 발성 탐지 빈도의 산출과 누적 발성활동 곡선 작성에 사용하였다.
3. 누적 발성활동 곡선(cumulative vocal activity curve)의 구축
팔색조의 계절적 발성활동 분포를 정량화하기 위하여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를 이용해 누적 발성활동 곡선(cumulative vocal activity curve)을 구축하였다(Figure 2). 본 연구의 전국 수준 분석에서는 최종 분석에 포함된 23개 조사 지점의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를 날짜를 기준으로 통합하였다.
먼저 각 날짜에 모든 조사 지점에서 기록된 시간 단위 발성 탐지값을 합산하여 일별 발성 탐지 빈도(daily vocal detections)를 산출하였다. 이후 조사기간의 일별 발성 탐지 빈도를 날짜 순으로 누적하여 누적 발성 탐지 빈도를 계산하였다. 누적 발성 탐지 빈도는 전체 조사기간 동안 23개 지점에서 기록된 총 발성 탐지 빈도를 기준으로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이를 통해 조사기간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누적 발성 탐지 비율이 0%에서 100%로 증가하는 누적 발성활동 곡선을 구축하였다. 전국 수준의 누적 발성활동 곡선은 지점별 탐지 빈도에 별도의 가중치 또는 표준화를 적용하지 않고, 각 조사 지점에서 기록된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를 날짜별로 통합하여 산출하였다.
4.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 지표(T25, T50, T75)의 산출
누적 발성활동 곡선을 이용하여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 지표인 , 및 를 산출하였다(Figure 2). 전체 조사기간 동안의 누적 발성 탐지 비율이 총 발성 탐지 빈도의 25%, 50% 및 75%에 각각 최초로 도달한 날짜를 , 및 로 정의하였다.
5. 기존 Phenology 지표 및 기간 기반 사분위수와의 비교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 지표의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최초 탐지일(First Detection), 최종 탐지일(Last Detection) 및 최대 탐지일(Peak Day)을 산출하였다. 최초 탐지일은 전체 조사기간 동안 팔색조 발성이 처음 확인된 날짜, 최종 탐지일은 팔색조 발성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날짜로 정의하였다. 최대 탐지일은 일별 발성 탐지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날짜로 정의하였다.
또한 최초 탐지일부터 최종 탐지일까지의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산출한 기간 기반 사분위수(Period Quartile Method)와 누적 발성 탐지량을 기준으로 산출한 누적 분위수 지표를 비교하였다. 기간 기반 사분위수는 최초 탐지일부터 최종 탐지일까지의 전체 기간에서 25%, 50% 및 75%가 경과한 시점에 해당하는 날짜를 각각 산출하였다.
6.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의 강건성 평가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 지표(, , )에 대한 이상 탐지 및 결측자료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초기 이상 탐지, 후기 이상 탐지 및 결측자료 시뮬레이션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1) 초기 이상 탐지 실험
초기 이상 탐지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원자료에 기존 최초 탐지일(2019년 5월 14일)보다 이른 2019년 5월 5일의 단일 탐지 기록()을 추가하였다. 이후 수정된 자료를 이용하여 최초 탐지일, 기간 기반 사분위수의 25%, 50% 및 75% 시점과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인 , 및 를 재산출하였다. 각 지표에 대하여 원자료에서 산출된 날짜와 초기 이상 탐지 추가 후 산출된 날짜의 차이를 일(day) 단위로 계산하였다.
2) 후기 이상 탐지 실험
후기 이상 탐지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원자료에 기존 최종 탐지일(2019년 8월 6일)보다 늦은 2019년 8월 20일의 단일 탐지 기록()을 추가하였다. 이후 수정된 자료를 이용하여 최종 탐지일, 기간 기반 사분위수의 25%, 50% 및 75% 시점과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인 , 및 를 재산출하였다. 각 지표에 대하여 원자료에서 산출된 날짜와 후기 이상 탐지 추가 후 산출된 날짜의 차이를 일(day) 단위로 계산하였다.
3) 결측 자료 시뮬레이션
결측자료 조건에서 , 및 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하여 무작위 결측(random missing)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전체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에서 각각 10%, 20% 및 30%의 자료를 무작위로 제거한 후 , 및 를 재산출하였다.
각 결측 수준별 시뮬레이션은 1,000회 반복(Monte Carlo simulation)하였으며, 각 반복에서 산출된 , 및 와 원자료에서 산출된 값 사이의 절대 변화량(absolute shift, days)을 계산하였다. 이후 각 결측 수준과 지표별로 절대 변화량의 평균, 중앙값, 표준편차 및 최대값을 산출하였다.
7. 자료 처리 및 분석 환경
자료 처리 및 분석은 R version 4.4.0 (R Core Team, 2024)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시간 단위 발성 탐지 자료의 집계 및 자료 처리에는 dplyr 패키지(Wickham et al., 2023)를 사용하였으며, 자료의 재구조화와 변환에는 tidyr 패키지(Wickham et al., 2024)를 활용하였다. 누적 발성활동 곡선, Phenology 지표의 비교, 이상 탐지 실험 및 결측자료 시뮬레이션 결과의 시각화에는 ggplot2 패키지(Wickham, 2016)를 사용하였다. 분석 대상 지점의 공간적 분포와 지점별 발성 탐지 빈도를 나타낸 위치도는 QGIS version 4.2.1 (QGIS Development Team, 2026)을 이용하여 작성하였다.
결과
1. 전국 발성 Phenology와 누적 분위수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전국 23개 분석 대상 지점에서 총 673건의 시간 단위 팔색조 발성 탐지 기록()이 확인되었다. 일별 발성 탐지 빈도는 5월 하순부터 증가하였다가 이후 감소하는 계절적 변화를 보였으며(Figure 3A), 이를 날짜 순으로 누적한 결과 조사기간의 경과에 따라 누적 발성 탐지 비율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Figure 3B).
누적 발성 탐지 비율을 기준으로 , 및 를 산출한 결과, 는 2019년 5월 26일, 은 6월 4일, 는 6월 16일로 나타났다. 와 사이의 기간은 21일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전체 발성 탐지량의 50%가 누적되었다. 최초 탐지일부터 최종 탐지일까지의 기간은 84일이었다.
2. 기존 방법과의 비교
기존 날짜 기반 Phenology 지표와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를 비교한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최초 탐지일(First Detection)은 2019년 5월 14일이었으며, 일별 발성 탐지 빈도가 가장 높았던 Peak Day는 5월 24일이었다.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인 , 및 는 각각 5월 26일, 6월 4일 및 6월 16일로 산출되었으며, 최종 탐지일(Last Detection)은 8월 6일이었다.
기간 기반 사분위수와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를 비교한 결과(Table 3, Figure 4), 기간 기반 사분위수의 25%, 50% 및 75% 시점은 각각 2019년 6월 4일, 6월 25일 및 7월 16일이었으며, 이에 대응하는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인 , 및 는 각각 5월 26일, 6월 4일 및 6월 16일이었다.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는 기간 기반 사분위수와 비교하여 25% 단계에서 9일, 50% 단계에서 21일, 75% 단계에서 30일 이르게 산출되었으며, 두 방법 간 날짜 차이는 75% 단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3. 초기 이상 탐지(Early Outlier)에 대한 강건성 평가
초기 이상 탐지 시나리오에 따른 Phenology 지표의 변화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최초 탐지일은 기존 2019년 5월 14일에서 5월 5일로 변경되어 9일 앞당겨졌다. 기간 기반 사분위수의 25%, 50% 및 75% 시점은 각각 7일, 5일 및 2일 앞당겨졌다. 반면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인 , 및 는 초기 이상 탐지 추가 전후에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며, 세 지표 모두 변화량은 0일이었다.
4. 후기 이상 탐지(Late Outlier)에 대한 강건성 평가
후기 이상 탐지 시나리오에 따른 Phenology 지표의 변화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최종 탐지일은 기존 2019년 8월 6일에서 8월 20일로 변경되어 14일 늦어졌다. 기간 기반 사분위수의 25%, 50% 및 75% 시점은 각각 3일, 7일 및 11일 늦어졌다. 반면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인 , 및 는 후기 이상 탐지 추가 전후에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며, 세 지표 모두 변화량은 0일이었다.
초기 및 후기 이상 탐지 시나리오를 비교한 결과(Figure 5), 최초 탐지일과 최종 탐지일 및 기간 기반 사분위수에서는 이상 탐지 추가에 따라 추정 시점의 변화가 나타났으나, , 및 에서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5. 결측 자료(Missing Data)에 대한 강건성 평가
무작위 결측 시나리오에 따른 , 및 의 변화는 Table 6과 Figure 6에 제시하였다. 10% 결측 시나리오에서 , 및 의 평균 절대 변화량은 각각 0.93일, 0.62일 및 0.78일이었다. 20% 결측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1.38일, 0.91일 및 1.18일, 30% 결측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1.66일, 1.26일 및 1.61일로 나타났다. 결측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세 지표의 평균 절대 변화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모든 결측 수준에서 평균 절대 변화량은 2일 미만이었다. 또한 30% 결측 시나리오에서 , 및 의 최대 변화량은 모두 8일 이하로 나타났다.
고찰
본 연구에서 제안한 누적 발성활동 기반 Phenology 접근은 조류의 계절적 발성활동을 특정 탐지일이 아닌 계절 전체의 시간적 분포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날짜 기반 Phenology 지표와 구별된다. 최초 도래일이나 최초·최종 탐지일은 산출과 해석이 용이하지만 단일 관측 사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으며(Knudsen et al., 2007;Goodenough et al., 2015), 계절적 활동이 특정 기간에 집중되거나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전체 활동 분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반면 누적 분위수 기반 접근은 조사기간 동안 축적된 발성활동의 분포를 이용하여 계절적 활동의 진행과 중심 시기를 연속적인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팔색조의 누적 분위수 기반 시점은 최초–최종 탐지기간을 균등하게 분할한 시점과 차이를 보였으며, 단일 초기·후기 이상 탐지 추가에도 , 및 는 변화하지 않았다. 무작위 결측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지표의 변동도 증가하였으나, 본 연구에서 설정한 조건에서는 그 변화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누적 분위수 지표가 단일 탐지 시점이 아니라 계절 전체에 축적된 발성활동의 상대적 분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접근은 기존 날짜 기반 지표를 대체하기보다, 생물음향 자료에 포함된 계절적 활동의 시간적 분포와 진행과정을 정량화하는 보완적 분석틀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1. 누적 발성활동 기반 Phenology 접근의 개념적 타당성
Phenology 연구는 생물의 계절적 활동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최근에는 특정 날짜뿐만 아니라 계절적 과정이나 분포 자체를 해석하려는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Knudsen et al., 2007). 전통적으로 활용되어 온 최초 도래일이나 최초 탐지일은 단일 관측 사건에 의해 결정되므로 개체군 수준의 계절적 활동 중심이나 분포 형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Goodenough et al., 2015).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조류 이동 및 곤충 Phenology 연구에서는 계절 전체의 관측 분포를 이용한 분위수 기반 접근이 활용되어 왔으며(Knudsen et al., 2007;van Strien et al., 2008), 최근에는 생물음향 자료 역시 개체군 수준의 생물계절 분포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Clapp et al., 2026). Karlsson (2014) 또한 나비류의 출현 시기 변화가 단순한 시점의 전진뿐만 아니라 계절적 활동기간의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어, Phenology를 하나의 날짜가 아닌 계절 전체의 시간적 분포로 해석할 필요성을 뒷받침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누적 발성활동 곡선은 계절 동안 발성활동이 축적되는 과정을 나타내며, 본 연구에서는 전체 누적분포의 제1사분위수(), 중앙값() 및 제3사분위수()에 해당하는 , 및 를 각각 초기 진행단계, 중심 시점 및 후기 진행단계의 주요 Phenology 지표로 사용하였다. 특히 –는 전체 발성활동의 중앙 50%가 분포하는 핵심 시간범위를 나타내며, 동일한 25%, 50% 및 75% 기준을 이용함으로써 최초–최종 탐지기간을 균등하게 분할한 Period Quartile Method와 실제 발성 탐지량의 누적분포를 이용한 Cumulative Quantile Method를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최초–최종 탐지기간은 약 84일이었으나 전체 발성 탐지의 절반은 – 사이의 21일 동안 누적되었으며, 기간 기반 사분위수와 누적 분위수의 시점도 서로 달랐다. 이는 단순한 출현기간과 실제 발성활동이 집중되는 기간이 다를 수 있으며, 동일한 최초·최종 탐지기간을 갖더라도 계절 내부에서 활동이 집중되는 시기에 따라 Phenology의 시간적 구조와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 및 가 모든 Phenology 연구에서 가장 적절한 분위수인 것은 아니다. 및 과 같이 분포의 양쪽 끝에 가까운 분위수는 활동의 시작과 종료에 보다 근접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소수의 비정상적인 초기·후기 탐지나 자료량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반면 와 는 실제 활동의 시작과 종료를 직접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분포의 극단부에서 떨어져 산출되므로 우발적인 탐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줄이면서 계절적 활동의 중심 범위를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분위수 선택에는 활동의 시작·종료를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할 것인지와 극단적인 탐지에 대한 강건성 사이의 trade-off가 존재한다.
따라서 누적 분위수 기반 접근은 Phenology를 단일 시점보다 계절적 활동의 분포로 이해하려는 연구 흐름과 부합하며(Knudsen et al., 2007;Clapp et al., 2026), 연속적으로 축적되는 생물음향 자료의 시간적 특성을 정량화하는 Phenology 분석틀로 활용될 수 있다.
2. 생물음향 기반 Phenology의 해석적 전제와 공간적 범위
생물음향 자료를 Phenology 분석에 활용할 때 발성 탐지 빈도를 개체수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자동녹음장비를 이용한 모니터링에서는 동일 개체의 반복 발성이나 복수 개체의 동시 발성을 개체 수준에서 구분하기 어려우므로(Shonfield and Bayne, 2017;Furnas and Callas, 2015), 시간 단위 탐지 빈도는 개체수의 직접적인 추정치가 아니라 해당 시기의 상대적 발성활동을 나타내는 자료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누적 발성활동 곡선의 탐지량 변화 역시 개체수 증감 자체보다 조사기간 동안 기록된 상대적 음향활동의 시간적 변화를 나타낸다.
PAM 연구에서는 탐지 빈도, 발성률 및 다양한 음향활동 지표를 이용하여 종의 활동성과 계절적 변화를 분석하고 있으며(Sugai et al., 2019), 발성 자료가 행동과 활동성의 시간적 변화를 반영하는 생태학적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음도 보고되고 있다(Hutschenreiter et al., 2024). 특히 조류의 발성은 영역 형성, 번식 및 개체 간 의사소통 등 계절적으로 변화하는 행동과 관련되며, 자동녹음자료의 연중 발성활동 변화를 통해 활동 시기와 번식 관련 시간적 패턴을 평가할 수 있다(Pérez-Granados and Schuchmann, 2020). 따라서 본 연구의 누적 분위수 지표는 개체수나 실제 발성 횟수를 추정하는 지표가 아니라 상대적 발성활동이 계절에 따라 누적되는 과정을 정량화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 및 는 실제 개체의 25%, 50% 및 75%가 도래하거나 번식활동을 시작한 날짜가 아니라, 전체 조사기간 동안 기록된 발성 탐지량의 누적분포가 각각의 분위수에 도달한 시점을 의미한다.
공간적 범위 역시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개별 지점의 Phenology를 산출하여 평균한 것이 아니라, 최종 분석에 포함된 전국 23개 지점의 시간 단위 발성 탐지자료를 날짜별로 통합하여 하나의 전국 수준 누적분포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 및 는 특정 지점이나 지역의 Phenology를 대표하는 값이 아니라, 2019년 국내 여러 조사 지점에서 기록된 팔색조 발성활동의 전국 수준 통합 시간분포(national-scale pooled temporal distribution)를 나타낸다.
이러한 통합 방식에서는 탐지 빈도가 높은 지점이 전국 수준의 누적곡선과 분위수 산출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기여하며, 지점 간 탐지 빈도의 차이에는 실제 지역별 출현 및 발성활동 수준뿐만 아니라 서식지 특성, 조사 노력, 자료 결측 및 탐지확률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전국 수준 누적 분위수는 모든 지점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한 ‘평균적인 지역 Phenology’와는 구별되며, 개별 지역이나 지점의 실제 Phenology를 그대로 대체하는 값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국 수준과 지점 수준 분석은 서로 다른 연구질문에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의 전국 통합 누적분포는 국내 팔색조의 전체적인 계절적 발성활동 진행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지점에서 충분한 장기자료가 축적될 경우 해당 자료로 연도별 누적곡선과 , 및 를 산출하여 발성 Phenology의 장기 변화를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지점 수준 분석을 여러 지역으로 확대하면 위도, 고도, 기후 및 서식환경 등에 따른 지역 간 Phenology 차이와 그 장기적 변화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는 탐지자료의 생태적 의미와 공간적 통합 수준을 함께 고려하여 해석해야 하며, 이를 전제로 할 때 종·지역·연도 간 계절적 변화의 비교와 장기 모니터링에 활용될 수 있다.
3. 누적 분위수 지표의 강건성과 활용 가능성
누적 분위수 기반 지표가 단일 이상 탐지에 영향을 적게 받은 것은 , 및 가 최초·최종 관측값 자체가 아니라 전체 발성 탐지분포에서 일정한 누적 비율에 도달하는 위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초·최종 탐지일은 하나의 관측값 추가만으로도 직접 변화하지만, 분포 내부의 분위수는 극단적인 단일 탐지가 전체 누적분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을 경우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치로 유지될 수 있으며, 이는 분위수 기반 Phenology 지표가 극단적 관측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기존 논의와도 일치한다(van Strien et al., 2008).
다만 본 연구의 이상 탐지 분석은 다양한 수준의 이상치에 대한 보편적 강건성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발성활동 이전이나 대부분의 활동 종료 이후에 나타나는 단일의 극단적인 탐지가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초기·후기 단일 탐지는 최초·최종 탐지일을 변화시킨 반면 , 및 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상 탐지에 대한 강건성은 단일의 우발적이고 극단적인 초기·후기 탐지가 존재하는 조건에 한정하여 해석해야 한다.
결측자료 분석에서는 결측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 및 의 변동도 증가하였으나, 10%, 20% 및 30%의 무작위 결측 조건에서 평균적인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이는 시간 단위 자료가 일부 무작위로 손실되더라도 계절 전체의 발성활동 분포가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 주요 분위수가 유사한 위치에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장기간 자동녹음장비 운영 중 일부 녹음파일이 일시적으로 누락된 자료의 Phenology 분석에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본 시뮬레이션은 조사기간 전체에 걸친 무작위 결측만을 가정하였으므로, 장기간 연속 결측이나 계절 초기·주요 활동기·후기에 편향된 자료 손실에는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이러한 결측은 누적분포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의 결측 시뮬레이션은 , 및 의 통계적 신뢰구간을 추정하기 위한 분석과는 구별된다. 누적 분위수는 확보된 발성 탐지자료의 경험적 분포(empirical distribution)에서 직접 산출되며, 결측 시뮬레이션은 자료 일부가 손실되었을 때 지표의 변화를 평가하는 민감도 분석이다. 반면 bootstrap 기반 신뢰구간은 반복적인 표본추출에 따른 분위수 추정치의 불확실성을 평가한다. 따라서 결측 분석 결과를 통계적 신뢰구간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되며, 향후에는 조사 지점·날짜·시간 단위의 계층적 자료구조를 고려한 재표본화를 통해 , 및 의 통계적 불확실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최근 PAM은 넓은 공간과 장기간의 음향자료를 표준화하여 축적할 수 있는 생태 모니터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나(Sugai et al., 2019), 이러한 시계열 자료에서 계절적 발성활동의 진행과정을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분석체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누적 분위수 기반 접근은 계절 전체의 발성활동 분포를 동일한 기준으로 정량화함으로써 장기 생물음향 자료의 Phenology 분석에 활용될 수 있으며, 생물음향 자료를 생물계절 분포로 해석하려는 최근의 접근(Clapp et al., 2026)을 실제 음향 시계열 자료의 정량적 지표로 연결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확인된 강건성은 단일의 극단적인 초기·후기 탐지와 무작위 시간 단위 결측이라는 조건에 한정되며, 이러한 적용 범위를 고려할 때 장기 생물음향 자료에서 계절적 발성활동의 시간적 분포를 비교하기 위한 보완적 Phenology 분석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4. 방법론의 한계와 향후 확장 가능성
누적 분위수 기반 Phenology 접근은 계절 전체의 발성활동 분포를 간결하게 정량화할 수 있지만, 모든 계절적 발성패턴에서 동일한 생물학적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두 번 이상의 피크가 나타나는 다봉형 분포에서는 이 두 피크 사이의 상대적으로 낮은 활동시기에 위치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다봉형 분포는 실제 활동시기의 분리나 서로 다른 집단의 존재뿐 아니라 기상조건과 탐지환경의 영향으로도 형성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강수는 실제 발성활동을 감소시키거나 강우음 등 배경소음을 증가시켜 탐지 빈도를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누적 분위수는 분포상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해야 하며, 다봉형 또는 복잡한 계절패턴에서는 일별 발성활동 곡선이나 peak 관련 지표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료량도 지표의 적용 가능성을 좌우한다. 본 연구에서는 총 673건의 발성 탐지 기록이 확보되어 단일 탐지 기록의 상대적 비중이 작았지만, 탐지 빈도가 낮거나 자료가 제한적인 경우에는 소수의 탐지자료 추가 또는 손실만으로도 , 및 가 크게 변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지표의 특성을 탐지량이 매우 적은 종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안정적인 지표 산출에 필요한 최소 탐지 횟수와 조사기간도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팔색조 1종과 2019년 단일 연도의 자료를 이용한 사례 연구이므로 결과를 다른 조류에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조류는 종에 따라 발성의 기능, 빈도, 지속기간, 일주기·계절적 변화 및 탐지확률이 다르며, 발성기간이 짧거나 특정 시간대에 제한적으로 발성하거나 연중 여러 차례 활동이 증가하는 종에서는 누적분포의 형태와 분위수의 생물학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발성생태와 생활사 특성을 가진 종을 대상으로 지표의 안정성과 적용 가능성을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단일 연도 자료만으로는 , 및 가 실제 연도 간 Phenology 변화를 얼마나 민감하게 탐지할 수 있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향후 동일한 조사방법으로 장기 음향자료가 축적될 경우 연도별 누적 발성활동 곡선과 분위수 지표를 비교하여 계절적 발성활동의 중심 시기와 분포 변화를 평가할 수 있으며, 기온·강수량 등 기후·환경자료와 연계하여 그 변화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개별 지점이나 지역 단위로 분석을 확대하면 위도, 고도 및 서식환경 등에 따른 지역 간 Phenology 차이와 장기적 변화를 비교할 수 있다. 이러한 다종·다지역·장기 검증을 통해 본 접근법이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종과 자료조건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누적 분위수 기반 접근은 기존 Phenology 지표를 모든 상황에서 대체하기보다, 충분한 생물음향 자료가 확보되고 계절적 발성활동의 전체 분포를 정량화하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보완적 분석방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대상종의 발성생태, 자료량, 계절적 분포 형태 및 공간·시간적 분석범위를 함께 고려할 경우, 장기 생물음향 모니터링 자료에서 조류의 계절적 활동 변화를 비교하기 위한 유용한 분석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